27일자 일본의 주요 6개 조간신문들이 아베 총리의 참배 기사로 지면을 도배하다시피한 가운데, 아사히·마이니치·도쿄·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등 4개 지가 참배를 비판하는 사설을 실었다.
아사히 신문은 사설에서 "총리가 어떤 이유를 들더라도 이 참배를 정당화할 수 없다"며 "총리의 행위는 일본인의 전쟁을 대하는 방식, 안보, 경제까지 넓은 범위에 심각한 영향을 주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신문은 또 기사를 통해 미국이 우려해온 총리의 야스쿠니 참배를 강행함으로써 "일미관계에 영향을 피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이번 참배로 아베 정권이 '경제 최우선 노선'에서 이탈했다고 분석한 뒤 한국, 중국 등에서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일어날 수 있다면서 "호조를 보여온 아베노믹스(아베 총리의 경제정책)에도 암운을 드리웠다"고 보도했다.
도쿄신문은 일본 방문객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닛케이는 '야스쿠니 참배가 가져올 쓸모없는 알력'이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전범을 신격화하는 행위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고 지적한 뒤 "지금 일본은 '경제 살리기'가 최대 과제"라며 "굳이 국론을 양분하는 정치적 혼란을 일으킴으로써 무엇을 얻으려 하는가"라고 적었다.
이 신문은 또 '애국심의 함정에 빠지지 말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애국심이 너무 뜨거워지면 인권 무시와 주변국과의 마찰 등을 가져온다"며 "그 함정에 빠지지 않도록 진정시키는 것이 정치의 역할"이라고 지적했다. 또 외교적 영향과 관련, 이번 참배는 미국의 아시아 중시 전략에 대해 '오산'한 것으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내년 4월 일본 방문에 영향을 줄 우려도 있다고 전망했다.
마이니치 신문은 사설에서 아베 총리의 야스쿠니행은 "외교고립을 초래하는 잘못된 길"이라고 지적하고 "외교적인 악영향은 헤아릴 수 없다"며 "중국, 한국과의 관계 개선은 더 멀어지고 미국의 신뢰도 잃는다"고 꼬집었다.
보수매체 중에서는 산케이 신문이 '국민과의 약속을 지켰다'는 제목의 사설을 싣는 등 높이 평가했지만 일본 내 발행 부수 최다인 요미우리 신문은 사설에서 '외교재건에 전력을 다하고 국립추도시설을 검토해야 한다'며 파장 확대 저지와 대안 마련을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