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학, 특히 사립대학 등록금은 웬만한 직장인의 한 해 연봉을 넘어선다는 점을 감안하면 반값 등록금은 엄청나게 파격적인 조치다.
이 신문은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의 컨버스대학이 내년 등록금을 1만6천500달러(1천748만원가량)로 내릴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이는 올해 등록금 2만9천달러(3천72만원가량)에서 무려 43%나 내린 것이다.
컨버스대학의 이번 조치는 지난 몇 해 동안 실제 전체 등록금을 낸 학생이 손에 꼽을 정도로 적다는 현실을 감안한 것이다.
최근 몇 해 동안 컨버스대학 학생 700명 가운데 등록금 전액을 모두 낸 학생은 10명도 안 된다.
나머지 대다수 학생들은 연방정부와 주정부로부터 대출을 받거나 보조금, 장학금 등으로 실제보다는 적은 액수의 등록금을 내왔다.
미국 교원단체 등의 통계를 보면 미국 사립대학을 기준으로 1학년 신입생이 실제 학교에 낸 올해 등록금은 전년보다 45%가량 줄었다. 정부와 학교의 학생에 대한 지원이 늘어난 덕분이다.
2002년에는 신입생 가운데 80% 정도가 각종 지원과 혜택을 받고 학교를 다녔지만 2012년에는 지원·혜택 비율이 87%로 늘어났다.
컨버스대학 이외 다른 대학들도 등록금 인하 대열에 동참하고 있다.
미네소타주의 콘코디아대학, 오하이오주의 애시랜드대학, 플로리다주의 아베마리아대학, 노스캐롤라이나주의 벨몬트애비대학, 알래스카주 알래스카퍼시픽대학 등이 내년도 등록금을 인하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이와 같은 대학들의 등록금 인하 움직임, 각종 지원으로 인한 실수납 등록금 감소 등으로 대학들은 재정적인 부담을 안게 됐다.
신용평가기관 무디스의 자료를 보면 미국 대학 가운데 40% 이상이 등록금을 통한 수익 감소로 재정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수많은 사립대학들은 등록금 인하를 놓고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이와 함께 등록금을 내리면 오히려 학교의 명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인식과 고정관념도 등록금 인하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예를 들어 한 해 등록금이 3만6천달러이지만 입학 뒤 1만3천달러가량 지원을 해주는 대학과 아예 처음부터 등록금을 2만3천달러로 내린 대학을 두고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 높은 등록금을 받더라도 입학 뒤 지원을 해주는 대학에 대한 선호가 더욱 높게 나오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