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에서 철수한 미국, 2년만에 은밀히 군비지원

`반군제압' 명목 무인기·미사일 정부군에 지원 재개

미국이 이라크에서 군대를 철수한지 2년만에 다시 군비지원을 재개하고 있다고 2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특히 이 신문은 반군세력 제압 명목으로 미국이 이라크 정부 쪽에 미사일과 무인기를 은밀하게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이 이라크에 지원하고 있는 품목은 헬파이어 미사일과 감시·공격용 무인기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이러한 조치는 지난달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누리 알말리키 이라크 국무총리의 미국 워싱턴 회동에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알말리키 총리는 오바마 대통령에게 알카에다 등으로부터 지원받고 있는 반군세력을 제압하기 위한 지원을 미국에 요청했다.

이라크 정부군은 확보하고 있는 미사일이 거의 없는데다 제대로 된 공군도 사실상 전무하다.


이라크에서 철수한 미국은 이에 따라 이라크 정부에 아파치헬리콥터와 무장항공기를 임대한 뒤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 의회는 이라크에 지원한 무기가 결국은 알말리키 총리가 정적을 위협하는데 악용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해 승인을 망설이고 있다.

국무총리를 두 차례나 지낸 알말리키 총리는 3번째 총리직을 노리고 있다.

미국 의회가 무기 판매를 망설이자 지난달 이라크 정부는 러시아로부터 공격용 헬기 4대를 지원받았다. 앞으로 24대가 추가로 지원될 예정이다.

이처럼 미국과 러시아간 역학관계, 미국내 행정부와 의회간 이견, 이라크 내부 사정 등을 감안해 미국이 철수 2년만에 `은밀하게' 이라크에 대한 군사지원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올해 이라크에서는 내전 사태로 8천명 이상이 숨졌다. 이라크 군인도 1천명 가까이 사망했다.

유엔은 올해 이라크 상황을 `2008년 이후 최악'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지난 25일 성탄절에는 알카에다에 의한 폭격으로 바그다드 인근 지역에서 25명이 사망했다.

그러나 미국은 겉으로는 이라크 상황이 "그 어느 때보다도 상대적으로 폭력이 덜한 안정된 상태"라고 밝히고 있다.

미국은 지난 2011년 12월18일 이라크로부터 미군을 완전히 철수시켰다. 이후 이라크에서는 시아파와 수니파의 대립과 각종 테러가 맞물려 정정·치안 불안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미군이라는 '균형추'가 사라지자 잠재된 정파·종파·부족 사이의 알력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수니파가 대다수인 이라크에서는 작년 12월 말 수니파를 중심으로 시아파인 알말리키 총리의 퇴진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가 1년넘게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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