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토니오 구테레스 유엔난민최고대표는 26일(현지시간) "영국의 이민법 개정안이 '인종 프로파일링'(인종적 편견에 근거한 범죄자 추정) 분위기를 조장하고 난민과 망명신청자에게 낙인을 찍을 수 있다"고 말했다고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가 보도했다.
구테레스 대표는 또 "새 이민법안이 통과되면 무국적자는 집을 얻기 어렵게 되고 은행 계좌와 다른 서비스도 이용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영국 내무부는 앞서 지난 10월 입법 예고를 통해 불법체류 외국인의 은행계좌 개설과 운전면허 취득을 차단하는 내용의 이민법 개정안을 공개했다.
은행과 운전면허 발급기관이 신청자의 이주민 지위를 의무적으로 확인토록 함으로써 불법 체류자의 활동을 제한하겠다는 방침이다.
법안은 또 세입자가 이주민이면 집주인이 체류 신분을 확인할 수 있도록 했으며, 단기 체류자가 국민건강보험 의료시설을 이용하려면 200파운드를 내도록 했다.
개정안은 현재 의회에서 논의 중이다.
그러나 반(反) 이민 성향의 보수층을 겨냥한 영국 정부의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야당인 노동당 등은 "정부가 허술한 입국심사 체계와 이주민 저임금 등 근본적인 문제를 외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