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서유럽 곳곳에 폭풍…'춥고 깜깜한 성탄절'(종합)

비상 난방하다 가스 중독…미국·캐나다서 27명 사망

올해 크리스마스에 미국과 캐나다 동부에서는 주민 수십만 명이 대규모 정전으로 춥고 캄캄한 하루를 보냈다.

눈보라 폭풍이 몰아닥친 미국에서는 교통사고와 비상 난방으로 인한 일산화탄소 중독 등으로 최소 17명이 숨졌으며, 캐나다에서도 5명이 일산화탄소에 중독돼 숨지는 등 10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또 서유럽과 브라질에서는 폭풍과 수해로 수십 명이 목숨을 잃었으며 수만 명이 정전과 긴급대피에 따른 고역을 치렀다.

미국과 캐나다 전력공급업체들은 25일(현지시간) 눈보라로 인한 정전이 잇따르면서 긴급 복구에 나섰지만 여전히 주민 수십만 명이 전기가 끊겨 불편이 극심하다.

정전이 발생한 곳은 미국 메인·미시간주와 캐나다 최대도시인 토론토, 퀘벡주, 뉴브런즈윅주 등이다.


7만2천여명이 정전을 겪은 캐나다 토론토에서는 일산화탄소 중독 신고전화가 평소의 5배가 넘는 110건이 접수됐다.

미시간주에서는 한때 50만 가구에 전기공급이 중단됐으나 성탄절 아침에는 그 수가 수만가구로 줄어들었다. 토론토에서는 25일 아침 7만2천 가구에 전기가 제대로 공급되지 않았다.

소방당국은 제대로 설비가 갖춰지지 않은 집안에서 난방이나 조명 목적으로 연료를 때는 행위를 절대 삼가야 한다고 당부하고 있다.

영국 잉글랜드 지역에서도 성탄절 당일 폭풍으로 약 5만 가구의 전기가 끊기고 런던 개트윅 공항이 정전으로 터미널 일부가 마비됐다.

같은 날 프랑스 북서부 브르타뉴주(州) 인근에서도 폭풍과 홍수로 20만 가구 이상이 정전으로 불편을 겪었다.

영국과 프랑스에서는 23일부터 이어진 폭풍으로 최소 4명이 숨졌다. 스페인과 포르투갈에서는 강풍으로 부상자가 속출했고, 이탈리아에서는 성탄절 당일 중북부 지역에 폭풍 경보가 발효됐다.

브라질에서는 미나스제라이스주 등 남동부 지역에 수해와 산사태가 겹치면서 32명이 사망하고 5만여명이 재산피해를 입었다.

카리브해의 세인트빈센트섬에서는 이날까지 폭우로 최소 8명이 숨졌다고 현지 당국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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