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업체 신년달력에 등장한 '박정희 前 대통령'

해당업체 "그 시절 시대상을 반영했을 뿐" VS 네티즌 "찬양 의도"

A업체 달력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국내 주류업체의 달력 사진에 박정희 전 대통령이 등장해 네티즌들 사이에서 한차례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26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A업체에서 제작한 2014년도 달력 사진이 게시됐다.

달력의 날짜 위에는 A업체의 초기 사무실 풍경이 담겨 있다. 2013년 12월 달력을 보면 좁고 단촐한 사무실 벽 위에 태극기와 함께 박 전 대통령의 사진이 걸려 있다.


이같은 박 전 대통령의 사진은 3월과 10월, 11월의 풍경에도 등장한다. 3월에는 '검사실'이라는 명패가 부착된 문을 기준으로 우측 벽 위에 태극기 옆에 걸린 박 전 대통령의 사진이 보인다.

10월 면에 실린 사진에는 '시험실'이라는 명패가 부착된 문이 보이고, 분필가루가 묻은 칠판 위에 박 전 대통령의 사진이 등장한다.

11월에는 사무실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들 너머, 벽 중앙에 박 전 대통령의 사진이 부착돼 있다.

A업체의 달력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사진을 접한 네티즌들은 박 전 대통령의 사진이 '4번'이나 등장한다는 점을 지적하며 A업체에 박 전 대통령 찬양·미화 의혹을 제기했다.

한 네티즌은 "그 시절 시대상을 반영했다고 해도 너무 의도적"이라면서 "기업홍보물에 논란이 되고 있는 특정 인물을 편집하지 않았다는 것 자체가 이런 비난이나 의심을 지고 가겠다는 것 아닌가? 찬양 아니고 실수라도 경솔한 듯"이라고 일침했다.

이밖에 다른 네티즌들도 "꼭 지금같은 상황에서 저런 사진있는 부분으로 왜 달력을 만들었는지 의문. (주류업체인데) 술 만드는 현장 사진도 아니고 사무실에 박정희라니", "달력 제작에 참여하고 컨펌을 거친 모든 사람들 중에 박정희 사진이 여러 장에 걸쳐 들어간 것에 찝찝함을 느낀 사람이 아무도 없는 게 이상" 등의 비판을 쏟아냈다.

이것을 '지나친 해석'으로 보는 시선도 만만치 않았다.

이들 네티즌들은 "박정희 사진이 중심도 아니고, 달력 전체가 박정희 사진으로 도배된 게 아니라 70년대 풍경을 흑백으로 담고 있는 건데 찬양 의도는 못 찾겠다", "당시의 시대상이라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 "기업의 성장 역사를 보여주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사진이 삽입된 거 같은데 역사적 사료로 보일 뿐" 등의 반박을 펼쳤다.

이에 대해 A업체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저희 회사가 지금까지 걸어온 발자취를 되돌아본다는 취지로 직접 제작했다"며 "그 외에 다른 취지는 절대 아니다"라고 의혹을 부인했다.

이어 "공교롭게 노출이 많이 된 것 같은데 찬양하는 목적의 제작은 아니다"라면서 "기록물로 보는 것이기 때문에 확대해석해서 그렇게 보실 필요는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사진 선택에 대해 묻자 관계자는 "과거 자료 사진들을 편집해서 달력에 실었다"면서 "남은 사진이 많지가 않아서 심사숙고해서 제작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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