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레일 최연혜 사장은 이날 오후 2시 조계사를 방문해 박태만 철도노조 수석부위원장, 조계종 화쟁위원장 도법스님과 면담을 가진 뒤 이같이 밝혔다.
면담 직후 최 사장은 "다시 한번 국민여러분께 철도파업으로 인해 고통 드리고 손실을 끼쳐 깊이 사죄 드린다"며 "오늘 오후 4시부터 코레일 서울 사옥에서 실무교섭을 시작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박태만 철도노조 수석부위원장도 "총무원장 건물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해줘서 고맙고 미안하다"며 "노사간 상호 진정성 있는 만남을 가졌다"고 평가했다.
박 부위원장은 "그 결과로 교섭을 진행하기로 했다"며 "이번 파업 상황이 조기에 종결될 수 있도록 국토해양부와 국회의 적극적인 지원을 요청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철도노조 지도부들이 수배중이기 때문에, 실무교섭에는 수배되지 않은 간부 2~3명 정도가 참여할 예정이다.
교섭 안건에는 철도파업의 핵심 내용인 민영화 문제를 포함, 전반적인 사안들이 모두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수배 중인 박 수석부위원장를 포함한 노조원 4명은 이날로 사흘째 조계사에 피신중이다. 코레일은 이날 승무원과 기관사 660명을 대체인력으로 채용하겠다고 정식 공고를 낸 상태다.
이런 가운데 조계종은 이날 긴급 임시회의를 열어 '철도문제 해결을 위한 특별위원회'를 구성, 노사 양측이 대화의 장에 나설 수 있도록 노력하기로 결정했다.
도법스님은 "양 당사자의 문제를 국민적 관점에서 살펴봐서 바람직한 방안을 도출해내는 것이 화쟁위원회의 중요한 과제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조계종은 "사회적 논란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노동자를 외면할 수 없다"며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보호하고 도움을 줄 것"이라고 입장을 내놨다.
조계종은 또 "철도노조원 피신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하며 조속한 대화를 통해 이 문제가 해결되길 바란다"며 "화쟁위원회가 원만한 해결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도 했다.
철도 노사가 간만에 실무교섭을 재개한 데다 종교시설인 조계사도 이 같은 입장을 내놓은 만큼, 경찰이 지난 22일 민주노총 건물에서처럼 강제 진입해 지도부를 검거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