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현직 총리가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한 것은 2006년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당시 총리 이후 7년 만이다. 26일은 아베 정권 출범 1주년이 되는 날이다.
아베 총리의 야스쿠니 참배로 안 그래도 역사 문제와 센카쿠(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열도 문제 등으로 대립해온 한일, 중일 관계가 더욱 얼어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일 정상회담 개최 등도 당분간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아베 총리는 그동안 한국, 중국에 대해 "대화의 문은 항상 열려있다"며 정상회담 개최를 촉구해 왔다.
아베 총리는 1차 아베내각(2006년 9월∼2007년 9월)때 야스쿠니를 참배하지 못한 것을 "통한"이라고 밝혀왔다. 그는 지난 10월 17∼20일의 야스쿠니 추계 예대제(例大祭·제사)때 야스쿠니를 참배하는 대신 내각 총리대신' 명의로 '마사카키'(眞신<木+神>)로 불리는 공물을 봉납했다.
그는 지난 4월 야스쿠니 춘계 예대제 때도 이 공물을 봉납했으며, 8월15일 패전일에는 '다마구시'(玉串·물푸레나무 가지에 흰 종이를 단 것) 공물료를 대납하고 직접 참배는 하지 않았다.
아베 총리는 최근 기자회견 등을 통해 야스쿠니 참배에 대해 "국가를 위해 목숨을 바친 영령에게 존숭(尊崇)의 뜻을 표하는 것은 당연하다"면서도 "외교문제화된 상황에서 갈지 안갈지 말하는 것은 삼가겠다"고 뚜렷한 입장 표명을 회피해 왔다.
도쿄 중심가 지요다(千代田)구에 있는 야스쿠니 신사는 근대 일본이 일으킨 크고 작은 전쟁에서 숨진 사람들의 영령을 떠받드는 시설이다. 현재 태평양전쟁 A급 전범 14명을 포함해 246만6천여명이 합사돼 있다.
한편 한국정부는 26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전격 참배 소식에 강하게 반발했다.
외교부 고위 관계자는 "아베 총리 자신도 신사쿠니 신사 참배가 어떤 의미인지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며 "한일 관계를 개선하겠다면서 가장 경계해야 할 행동을 하는 데 대해 정부의 강한 유감을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외교부는 현재 대변인 명의의 성명을 준비하는 한편 휴가 차 일본에 가있는 벳쇼 고로 주한 일본대사 대신 쿠라이 타카시 총괄공사를 초치한다는 방침이다.
또 이병기 주일한국대사도 기시다 후미오 외무상을 일본 외무성에서 만나 우리 정부의 입장을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정부는 "야스쿠니 신사는 전쟁 범죄자들이 합사된 곳이자 전쟁을 미화하는 시설"이라면서 일본 고위 인사들의 참배를 강하게 비난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