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 '묻지마 폭행' 횡행…하루 4~5건 '위험수위'

호주 최대 도시인 시드니에서 길가는 행인을 별다른 이유도 없이 폭행해 목숨을 위협하는 이른바 '묻지마 폭행' 사건이 횡행하고 있다고 일간 시드니모닝헤럴드가 26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시드니에 거주하는 미용실 소유주 그렉 그리핀(38)은 지난 19일 밤 10시(현지시간)께 일을 마치고 귀가하기 위해 시드니 옥스퍼드 스트리트를 걸어가던 중 낯선 남성으로부터 '묻지마 폭행'을 당해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

혼수상태에서 생사를 오가며 닷새 동안 세인트 빈센트 병원 중환자실에 입원해 있던 그리핀은 크리스마스 이브인 지난 24일이 돼서야 겨우 의식이 돌아왔다.

그리핀은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어느 순간 눈을 떠보니 병원이었고 간호사가 나에게 살아있는 것이 행운이라고 말해줬다"고 말했다.


그리핀의 바로 옆 침대에는 그보다 닷새 앞서 본다이비치 인근에서 똑같이 '묻지마 폭행'을 당해 혼수상태에 빠졌다가 겨우 살아난 마이클 매큐언(23)이 누워 있었다.

시드니 도심에 위치한 세인트 빈센트 병원 의사들은 시드니에서 멀쩡히 길가는 행인에게 별다른 이유도 없이 '강력한 녹아웃 펀치'(king-hit)를 날리는 행위가 마치 유행병처럼 번지고 있다고 말했다.

응급실을 담당하는 고디언 펄드 이사는 "우리 병원 응급실에만 하루 평균 최소 4~5명의 '묻지마 폭행' 피해자가 실려온다"며 "이들은 모두 뚜렷한 이유가 없이 머리에 펀치를 맞은 환자들"이라고 밝혔다.

영국과 미국, 캐나다 정부는 최근 시드니의 주요 관광지에서 각종 범죄 발생 빈도가 높아지고 있다며 호주를 찾는 자국민에게 각별한 주의를 당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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