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 "강제진압은 잠깐의 승리, 결과는 참담할것"

"정부 발표직후 인터뷰 줄줄이 취소…황당"

- 수서발 KTX 설립자체가 민영화 확신
- 내가 만든 부채가 400%?'허위사실'
- 정부가 협상문 닫은건 최초 '대화 필요

■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이철 前 코레일 사장

지금 조계사의 분위기는 1부에서 전해 드린 대로 상당히 삼엄합니다. 조계사측은 오늘 오전에 입장을 발표한다는 계획이고요, 철도노조 역시 조계사의 입장 발표를 보고 자신들의 입장도 내놓겠다는 방침입니다. 조계사 정황은 좀 더 지켜봐야 될 것 같고요, 이런 가운데 '철도공사의 자회사 설립이 민영화가 맞다' 라고 언론을 통해 주장하면서 큰 이슈가 됐던 이철 전 철도공사 사장, 이 전 사장이 최근 코레일 관계자로부터 언론 인터뷰를 자제해달라는 요청을 받아서 또다시 파문이 일고 있습니다. 어떻게 된 이야기인지 이철 코레일 전 사장, 직접 연결을 해 보죠. 이 전 사장님, 안녕하십니까?

◆ 이철> 안녕하십니까? 이철입니다.

◇ 김현정> 몇몇 언론하고 인터뷰를 하신 게 지난 주 일이죠?

◆ 이철>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 자리에서 자회사 설립은 민영화로 가는 거다, 이렇게 말씀을 하셨어요...

◆ 이철> 네.

◇ 김현정> 그런데 그 후로 좀 희한한 문자들을 받으셨다고요?

◆ 이철> 네.

◇ 김현정> 내용이 어떤 거였나요?

◆ 이철> 사장님의 인터뷰 내용이 공사의 파업을 더 장기화하는 것 아니냐 하는 그런 항의성이었습니다.

◇ 김현정> 인터뷰를 자제해달라... 회사 측의 관계자란 구체적으로 어떤 직위에 있는 사람이죠?

◆ 이철> 코레일 있을 때 간부회의를 했는데 그 간부 중에 한 명이었습니다.

◇ 김현정> 그게 아주 개인적인, 사적인 의견을 담은 문자의 분위기는 아니었나요?

◆ 이철> 그렇게 보기보다는 정부의 어떤 입장을 그냥 대변한 듯한 그런 분위기였는데 다시 말씀드리면 형식은 아주 정중한 것이었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회사를 나간 뒤에 평소에도 문자를 주고 받거나 이런 분은 전혀 아니었고요?

◆ 이철> 전혀 아니고요.

◇ 김현정> 사적으로 문자가 올 만한 상황은 아니었다는 말씀이시군요?

◆ 이철> 그런 건 아니었고요.

◇ 김현정> 그런데 그 후에 예정돼 있던 언론 인터뷰가 연이어 취소되는 또 다른 상황이 발생했다, 이건 무슨 이야기죠?

◆ 이철> 바로 그 시기가 참 묘한데요, 정부가 바로 대국민 홍보를 강화하겠다고 발표를 했는데, 전국에서 바로 갑자기 여러 개의 인터뷰가 예정이 일제히 취소돼서, 생방입니다만 일제히 취소되는 통보를 받았기 때문에 이건 정부의 홍보강화방침과 연관되어 있구나 라고 저는 생각을 했습니다.

◇ 김현정> 여러 개라면 대충 몇 개 정도였습니까?

◆ 이철> 3개입니다.

◇ 김현정> 3개의 생방송 인터뷰가, 이런 식의 인터뷰가?

◆ 이철>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넉넉히 기간을 두고 취소된 것도 아니고요?

◆ 이철> 바로 뭐 하루 전에, 그 이틀 전에 취소됐습니다.

◇ 김현정> 그게 해당 언론사의 속보가 들어 왔다든지 불가피한 상황이었을 가능성은 없습니까?

◆ 이철> 그럴 가능성이 전혀 없는 건 아니지만 그 중에 한 개 (프로그램)의 담당자가 아마 위에서 좀더 보수적인 그런 경향을 가진 분하고 인터뷰를 하고 싶어한다(고 했다)... 그런데 그건 뭐 처음부터 그랬어야 될 텐데 중간에 바뀌었다는 건 방침이 바뀌었다는 이야기이고 방침이 바뀐 배후가 있지 않을까 저는 생각을 하는 겁니다.

◇ 김현정> 뭔가 위에서 어떤 지침 같은 게 내려왔던 것은 아니냐 이런 의심을, 합리적인 의심을 하신다 이런 말씀?

◆ 이철>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갑자기 연달아서 그렇게 취소 요청을 받았을 때, 이게 참 드문 일인데 말이죠. 그때 느낌이 어떠셨어요?

◆ 이철> 참 묘하죠. 언론이 이렇게, 이 세상이 이렇게 어렵구나 하고 저는 생각했습니다. 뭐라 할까요, 정말 참 모든 상황들이 정부가 이렇게까지 할까 하고 참 안타깝게 생각했습니다.

◇ 김현정> 좀 황당하기도 하셨겠어요, 첫 느낌은?

◆ 이철> 그렇습니다. 그런데 거기에 대해서 뭐라고 할 건 아니고 특히 담당자들은 참 개인적으로 정말 안타깝게 생각하는 마음이지 뭐 기분 나쁘다 이런 생각은 전혀 갖지 않았습니다.

◇ 김현정> 사장님, 지금도 자회사 설립이 곧 민영화로 가는 길이라는 입장은 여전하십니까?

◆ 이철> 그렇습니다, 이건 민영화입니다. 우선 법이, 상법이 적용되는 주식회사 형태입니다. 그 자체가 민영화입니다. 더구나 거기에 투자되는 59%의 자본이 이건 투기성이 굉장히 높은 (부동산)시행업까지 진출하고 특히 채권시장이나 주식시장에 주로 투자를 하는 그런 연기금이 투자된다면 이건 명백한 민영이라고 저는 확신합니다.

◇ 김현정> 하지만 그 자회사의 대주주는 엄연히 코레일인데요?

◆ 이철> 대주주는 코레일인데 정부가 많이 양보해서 '아, 절충식이다, 59%의 민영화다' 이렇게만 말씀하신다면 저는 그건 이해를 하겠습니다. 그런데 이건 민영을 두고 자꾸 민영이 아니라고 주장을 하니까 저는 참 답답하다고 생각합니다. 마치 휴전선 위를 지나서 북쪽을 향해 가면서 나는 북한 땅은 절대로 밟지 않겠다 하고 이야기 하는 것과 똑같습니다.

◇ 김현정> 그 정도 상황이다?

◆ 이철> 이미 북한 땅에 들어선 분이 그렇게 이야기한다면 그런 억지가 어디에 있느냐. 참 답답하다 라고 생각하죠.

이철 前 코레일 사장. (자료사진)
◇ 김현정> 굉장히 지금 확신을 가지고 말씀을 하시는데 그게 그러면 몇 년 전부터, 어느 때부터 민영화라는 방향을 정해놓고 달려왔다고 생각하십니까?

◆ 이철> 제가 기억하기로는 아마 김영삼 정부 때부터 관료들이 계속 민영화, 철도민영화 계획을 세웠던 걸로 그렇게 기억을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이철 사장님 계실 때도 그런 움직임이 있었던 건가요?

◆ 이철> 아니요. 그때는 이미 김대중 정권 마지막 시기에 민영화 계획을 철회를 하다시피 했죠. 그래서 노사특별협약을 맺어서 철도의 공공적 운영을 위해서 최선을 다한다 이렇게 노사 간에 합의를 했고, 참여정부 때 그걸 명백하게 해서 공사로 독립을 하게 된 겁니다.

◇ 김현정> 그런데 다시 그 방향을 지금 틀려고 하는 것이다, 이런 말씀이세요?

◆ 이철> 이명박 정권 때부터 이게 다시 현실화됐고 지금 그게 나타난 겁니다.

◇ 김현정> 하지만 지난 주까지는 그렇게 생각하셨을지 몰라도 그 일주일 사이에 코레일 사장은 물론이고 장관이며 부총리며 총리까지 민영화는 절대 안 한다, 나중에라도 민영화 될 경우에는 면허 박탈해 버리겠다, 내가 철로 위에 눕겠다... 이런 얘기까지 나왔는데 그래도 그렇게 생각하세요?

◆ 이철> 네. 저는 이 자체가 민영화다, 이 수서발 KTX라는 주식회사는 이 모양대로 설립되는 것 자체가 민영화다....

◇ 김현정> 민영화 첫걸음이 아니라 그냥 민영화다, 이 자체가?

◆ 이철> 그렇습니다.

◇ 김현정> 대주주가 분명히 코레일인데도요?

◆ 이철> 그 자금의 성격과 운용의 목적을 둔다면 이건 돈을 벌기 위한 거죠. 공기업일 경우에는 공공의 이익이 목적이지 자본, 투자자본의 이득을 목적으로 하는 건 아닙니다. 그런데 이런 59%의 자금이 자본 이득을 목표로 투자되고 운영되는 것이기 때문에 이건 저는 민영화라고 규정을 하는 겁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아무리 가장 많은 주식을 코레일이 갖고 있더라도 나머지 59%를 여기저기 민간들이 가지고 있다면 그것은 이득을 보기 위한 투자가 아니겠는가. 그 말씀을 하시는 거예요?

◆ 이철> 명백하죠.

◇ 김현정> 그렇게 해석을 하는 것이 이철 사장님 입장이신 건데, 이철 전 사장의 발언을 들은 여권에서는 오히려 이런 얘기를 합니다. 원래 철도공사의 부채는 50%밖에 안 됐었다, 예전에는. 그런데 이철 사장과 같은 낙하산 인사들을 거치면서 지금 부채가 435%가 됐다, 무려 17조 6천억 빚더미에 앉아있다, 일종의 방만 경영을 해놓고 지금 정부정책을 비판할 자격이 있는가, 이런 요지의 얘기를 하는데 뭐라고 답하시겠어요?

◆ 이철> 이렇게 허위사실 막 유포해도 괜찮은지 저는 묻고 싶네요.


◇ 김현정> 그게 무슨 말씀이시죠?

◆ 이철> 그분의 표현에 의하면 ‘이철 사장 등’ 하고 묘하게 제 이름을 앞에 놓고 새누리당이 임명한 4명의 사장들을 모두 저의 뒷줄에 교묘하게 살짝 숨겼어요. 그래서 마치 제가 부채를 만든 대표 격으로 세워졌는데, 아마 이 분은 연구소 소속인데 연구는 제대로 못 하신 분이 아닌가 하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그런 생각까지 드셨어요?

◆ 이철> 사실 제가 재직할 때는 공기업 중에 경영평가 1년여 만에 상위그룹으로 도약을 했습니다. 또 더 확실한 꼴찌였던 청렴도 평가에서 1, 2등 수준으로 극적으로 변화했습니다. 또 고객만족도도 1등이었고. 이런 성적은 직원들의 성적이었지만도 그 책임을 져라, 책임지지요. 경영을 확실히 좀 망가뜨려서 민영화의 핑계를 만들어야 되는데 참 눈치도 없이 진짜로 개혁을 해버리는 그 책임을 져라 하면 책임을 져야죠.

◇ 김현정> 그러면 그 이후에 사장들이 400% 넘게 빚더미에 오른 것은 말하자면 일종의 경영을 일부러 못한 거라고 보시는 거예요, 민영화 가기 위해서?

◆ 이철> 그건 아니지만 사장의 책임은 없습니다. 그런데 그 대부분은 정부가 의도적으로 경영을 어렵게 만들고 그 누적적인 손실이 부채로 쌓여가는 것도 많지만 또 다른 배타적, 아마 일반인들이 잘 모르는, 선로 사용료라든가 피소 보상이라든가, 이런 게 대단히 잘못된 정책들이 있는데 그런 것들이 쌓이고 쌓여서 지금 17조라는 부채가 아마 쌓여 있는 모양입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오늘 뭐 상대편의 입장을 들을 수는 없는 상황이니까요. 이철 사장님이 거기에 대한 답변을 이렇게 주신 걸로 정리를 하고... 지금 파업이 보름 넘어가면서 공권력이 투입이 되고 있습니다. 민주노총 강제 진입했고, 지금은 조계사 진입은 안 했습니다마는 주변을 철통감시하고 있고, 이 상황은 어떻게 보세요?

◆ 이철> 정말 참 답답하고 불안하고, 이렇게 운영돼도 되나 걱정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과거에 이런 식으로 마구잡이 진입하고 유린하는 이런 상황이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데, 왜 이렇게 정국을 몰고 가는지 굉장히 불안하게 생각합니다.

◇ 김현정> 하지만 이것은 불법파업이고 공정한 법집행을 지금 하는 것이다, 국민들 불편도 있지 않느냐, 이런 주장도 나오는데요?

◆ 이철> 법 집행을 할 때 반드시 항상 그대로 밀어붙여야 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건 싹쓸이라고 합니까?.

◇ 김현정> 싹쓸이?

◆ 이철> 진압, 무력, 폭력진압 이렇게 표현하는 경우도 있는데, 그게 반드시 최선은 아니죠. 항상 전투할 때도 대화하지 않습니까. 정전을 위한 협상을 진행하고 항상 대화를 가장 먼저 내세웁니다. 북한하고도 대화를 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철도공사 직원들, 이 사람들하고 대화 못하겠다 하고 문을 완전히 닫아거는 그런 정부의 입장은 정말 잘못돼 있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과거에도 여러 공기관의 파업들이 있었습니다만 그때는 어떻게 물밑 대화를, 어떤 식으로 이끌어갔었죠?

◆ 이철> 그 때는 거의 대부분이 항상 노사협상을 하다가 노조가 협상을 박차고 나와서 그때부터 파업이 시작됩니다. 그리고 파업 도중에는 일체의 접촉을 노조가 끊어버리는 게 일반적인 경우죠. 그런데 정부나 코레일, 사측이 어떤 협상의 문을 닫아거는 저런 경우는 전혀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이제 진지하게 해법을 정말 고민을 해 봐야 될 텐데 어떤 길이 있을까, 생각해 보셨어요?

◆ 이철> 간단한 이야기입니다. 진압이냐 대화냐. 그 외의 방법이 있는지 그건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물론 진압을 선택을 한다면 그 진압은 가능은 하겠죠. 물리적 힘이 정부 측에 압도를 하고 있으니까. 그런데 그 결과는 참담할 겁니다. 잠시 승리는 가능할지 몰라도 결과는 아주 참담할 거라고 생각을 합니다.

◇ 김현정> 조금 더 설명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참담하다는 것은 어떤 식의 참담함이 될 것이라는...?

◆ 이철> 장기적으로 소위 반정부 인사들을 양산을 하는 꼴이 됩니다. 거기에 언젠가는 반정부 인사가 더 많아질 수가 있다, 그럴 때 그 정부가 유지될 수는 없죠. 가능하면 대화를 하고 가능한 참을 수 있는 만큼 참으면서 정부가 어떤 문을 열어야 하는데, 마음의 문을 열어야 하는데 그런 포용력 없이 그냥 밀어붙인다? 저는 그런 정부를 본 적은 없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오늘 말씀 듣도록 하죠.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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