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재준, 국정원 고위직 100% 교체…MB때 승진한 1급 모두 퇴사

'원세훈 키즈' 나간 자리는 '남재준 사단'이 채워…외부 인사 10여명 영입

남재준 국정원장. (황진환 기자/자료사진)
남재준 국정원장이 취임 이후 두 차례 인사를 통해 이명박 정부에서 임명된 1급 고위직을 모두 정리했다. 이로써 국정원 1급 고위직에는 전 정부에서 승진한 인사들이 한 명도 남아 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국정원은 4월과 12월에 인사를 한다. 4월에는 1급 고위직 인사가 주축이 되고 12월 인사는 2급 이하가 주로 대상이 된다.

이명박 정부 5년간 국정원에는 두 명의 원장이 거쳐 갔다. 이 전 대통령 취임 직후 임명된 김성호 전 원장은 재직 기간이 11개월밖에 안됐지만 후임으로 온 원세훈 전 원장은 사정이 달랐다.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S라인의 원조격인 원 전 원장은 4년간 국정원장으로 있으면서 인사를 통해 조직을 완전히 장악했다. 정치개입이라는 넘어서는 안될 선을 넘어 현재 극심한 여야 갈등의 씨앗이 뿌려졌다.

박근혜 대통령에 의해 정보수장으로 임명된 남재준 원장은 취임하자마자 국정원에 남아 있는 이명박·원세훈 색깔 지우기에 착수했다. 원 전 원장 시절에 임명된 고위직을 대폭 물갈이한 것이다.

먼저 지난 4월 정기인사에서 30여명가량의 1급 가운데 90% 이상을 내보냈다. 16개 시·도지부장들이 대부분 이 때 옷을 벗었다.

4월 인사에서 살아 남은 전 정부 고위 인사들도 이달 초 실시된 인사를 피해가지 못했다. MB정부에서 1급으로 승진하고도 자리를 지켰던 1급들이 모두 국정원을 떠났다.

이로써 이명박 정부 시절인 원세훈 전 원장에 의해 임명된 1급 고위간부는 현재 국정원에 한 명도 남아 있지 않다.

4월과 12월 사이에는 내부 인적쇄신 작업도 실시돼 원 전 원장 시절 인사에 개입하고 금품을 수수한 혐의가 드러난 중간 간부 가운데 최소 2명이 파면을 당했다.

'원세훈 키즈'들이 나간 자리는 남재준 사단으로 채워졌다. 인사를 담당하는 총무실장에 해병 준장출신 A씨, 국방업무를 보좌하는 국방보좌관에 대령 출신 B씨, 원장특보에 대령 출신 C씨 등 군출신이 대거 입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정원장이 교체되면 새로 임명되는 국정원장이 외부 인사들을 데리고 들어왔지만 남 전 원장의 경우는 예전보다 외부 영입한 인사들이 훨씬 많아 10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남재준 원장을 보좌하면서 국정원 개혁작업을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남재준 원장의 성공 여부에 따라 이들에 평가도 갈릴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남 원장이 직을 그만두면 함께 사퇴하겠다고 각서까지 쓴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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