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주선양(瀋陽) 한국총영사관에 따르면 양국이 지난 6월 베이징(北京)에서 한중경찰협력회의를 열고 상대국 도피사범 집중 검거 및 신병 송환에 합의한 이후 중국에 장기간 숨어지내던 강력범들이 현지 공안에 붙잡혀 잇따라 한국으로 송환되고 있다.
중국 공안 당국은 한국 경찰청으로부터 넘겨받은 명단을 토대로 한국 국적의 주요 지명수배자들을 적극적으로 검거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부녀자 강도·강간을 저지른 뒤 지난 2005년 중국으로 달아나 8년여를 지내온 A(36)씨가 베이징에서 검거돼 국내로 압송됐다.
지난 19일에는 광둥성 광저우(廣州) 공안이 2006년 살인미수 혐의로 지명수배된 B(51)씨를 검거해 한국 측에 신병을 넘겼고 24일에는 2004년 발생한 살인사건의 주범 C(37)씨가 랴오닝성 다롄(大連)에서 붙잡혀 국내로 송환됐다.
한국 경찰도 지난 9월 살인미수 등의 혐의로 중국 공안의 추적을 받다가 국내로 도피한 중국 폭력조직 부두목을 검거해 신병을 인계하는 등 국내에 은거 중이던 지명수배자 3명을 중국으로 보냈다.
현재 국내 수사기관은 중요 사건이 발생하면 용의자 신원 파악과 최소한의 물증 확보 등을 거쳐 법원에서 체포영장이 발부된 뒤에나 출국금지를 신청할 수 있어 범죄자들의 해외도피를 막는데 어려움을 겪어왔다.
특히 중국의 경우 지역이 넓고 유동인구가 많아 국내 범죄자들이 신분을 감춘 채 지내기 쉽고 여러 국가와 국경을 맞대고 있어 2차 도피에도 유리한 탓에 범죄자들이 선호하는 도피처로 지목돼 왔다.
양국 경찰은 중국에 잠입한 한국 국적 도피사범이 24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지난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중국 공안에 검거돼 한국 측에 신병이 인계된 범죄자 수는 총 52명으로, 전 세계 국가 가운데 가장 많았다.
선양총영사관 관계자는 "지난 6월 양국 경찰이 도피사범 검거·송환을 강화하기로 합의한 이후 경찰청과 공안부가 핫라인을 유지하며 서로 검거 관련 단서를 제공하는 등 긴밀히 협조하고 있다"면서 "중국에서 7~8년 넘게 지내던 강력범들이 최근 잇따라 검거되면서 범죄자들이 도피처로 악용하던 중국에 대한 인식도 달라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