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한국 탄약지원, 법적근거 없어 유엔 거친 것"(종합2보)

"애초엔 직접 요청"…외교부 "유엔 통해 지원받아"

파병 중인 한국군이 일본 자위대의 탄약을 제공받은 것에 관해 일본 정부 측은 원래 현지 부대로 직접 요청이 왔지만, 법적인 근거가 없어 유엔을 거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일본 정부 소식통은 남수단에 파견된 한빛부대에 자위대의 탄약이 공급된 것에 관해 "제공할 수 있는 법적인 근거가 없었기 때문에 외교 당국 간의 협의로 유엔을 사이에 끼워 전달하는 형식을 취했다"고 24일 밝혔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이 당국자는 "한국군 부대가 현지에서 직접 지원을 요청해 왔다"며 유엔을 통한 경위에 관해 이렇게 발언했다.

한국과 일본 사이에는 군사행동에 필요한 물품을 직접 주고받을 수 있는 상호군수지원협정(ACSA)이 체결돼 있지 않다.


일본 정부는 그래서 PKO(평화유지활동)협력법에 따라 탄약지원을 결정했다고 설명해왔다.

남수단 수도 주바에 파견된 육상자위대의 이가와 겐이치(井川賢一) 부대장도 이날 오후 오노데라 이쓰노리(小野寺五典) 일본 방위상에게 화상 전화로 보고하며 한국군이 현지에서 직접 연락을 해왔다고 밝혔다.

그는 한빛부대장인 고동준 대령에게서 "'현재 보르 지역의 숙영지에는 약 1만5천 명의 피란민이 있고 이들을 지키는 부대는 한국군뿐이다. 주변에는 적 투성이고 탄약이 부족하다. 1만 발의 소총탄을 빌려줄 수 있겠냐'는 절박한 전화가 왔다"고 말했다.

일본 방위성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탄약을 요청하는 연락이 온 시점이 21일 오후 10시 45분께(현지시간)라고 설명했다.

이가와 부대장은 탄약이 한국군에 전달된 직후 한국 측이 "일본 부대의 협력에 감사드린다. 이 탄약은 일본 자위대와 한국 부대의 강한 유대의 상징이라고 생각한다"는 내용의 전화를 받았다고 덧붙였다.

이번 사안과 관련해 우리 정부는 탄약 지원이 유엔 차원에서 이뤄진 일이라며 일본과 관련짓는 것을 경계했다.

조태영 외교부 대변인은 "유엔에 지원을 요청한 것이고 유엔을 통해 탄약 지원을 받은 것이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고 강조했다.

일본 언론은 일본 정부 당국자가 밝힌 내용이 한국 정부의 공식 입장과 엇갈리고 있다며 사실 관계 공방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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