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경찰청사 폭탄 테러…14명 사망·130명 부상(종합2보)

이집트 총리 "무슬림형제단은 테러조직" 선언

이집트 북부 지역의 경찰청사를 겨냥한 강력한 차량 폭탄 테러가 24일(현지시간) 발생해 경찰관 등 최소 14명이 숨지는 참사가 벌어졌다.

일간 알아흐람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날 새벽 나일 델타 북부 다카리야주의 주도(州都) 만수라의 경찰 청사에서 차량 폭탄테러가 일어나 적어도 14명이 숨지고 130명 이상이 다쳤다.

이번 테러로 다카리야 경찰국장인 사미 알메이히도 부상했고 부관 2명이 숨졌다. 사상자 대부분은 경찰관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5층 규모의 청사 일부가 무너져 내리면서 근무자가 다른 건물로 급히 대피했고 주변 건물의 창문도 산산조각이 났다. 현장에서 20㎞ 떨어진 지역에서도 폭발의 충격이 전해지는 등 폭발력이 컸다.

청사 건물과 경찰관 15명이 탑승한 승합차가 범인들이 차량 폭발물을 터뜨리면서 피해를 봤다고 이집트군 당국은 밝혔다.

이집트 내무부 관계자는 "경찰 승합차가 청사 옆에 주차할 때 갑자기 폭발음이 들렸다"며 불에 탄 차량 안에서 시신 4구를 끌어냈다고 말했다.


자살 폭탄 공격인지 원격 조종에 따른 폭발인지는 즉각 확인되지 않았다.

이집트의 하젬 엘베블라위 총리는 이번 폭탄 공격을 "테러 사건"으로 규정하고 "이 사건 주동자는 법의 심판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엘베블라위 총리는 또 국내 최대 이슬람 조직인 무슬림형제단을 '테러조직'이라고 선언했다고 관영 메나(MENA)통신이 보도했다.

이에 따라 이집트 당국은 테러범 검거를 위해 수사를 확대하고 정부청사 등 이집트 주요 보안시설물에 대한 대테러 경계활동을 강화했다.

이집트 과도정부 대변인도 "테러 조직의 소행"이라고 밝히며 무슬림형제단을 그 배후로 의심했다.

그러나 무슬림형제단은 곧바로 "이번 폭발 사건을 강력히 규탄한다"는 내용의 이메일 성명을 발표, 배후설을 일축했다.

이번 폭탄 테러는 이집트 새 헌법 국민투표가 실시되기 20일 가량 앞서 벌어졌다.

새 헌법에는 군부의 권한을 대폭 확대하고 이슬람 영향력을 줄이는 내용이 담겨 있어 지난 7월 군부에 축출된 무함마드 무르시 전 대통령 지지세력과 시민단체의 반발을 사고 있다.

이집트 군부가 이끄는 과도정부는 내달 14~15일 새 헌법 국민투표를 실시할 예정이다.

이런 가운데 무르시 정권 전복 후 체포돼 수감돼 있는 450여명의 무슬림형제단 간부와 단원들이 전날부터 '비인간적인 처우'에 항의하는 단식투쟁에 들어갔다.

대대적인 일제단속으로 은밀히 활동하는 무슬림형제단은 자신들이 운영하는 트위터 계정으로 수감자들이 가족 면회, 변호인 조력, 치료 등을 금지당했으며 비좁고 비위생적인 감방에서 생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집트 보안 당국은 무르시가 지난 7월3일 권좌에서 물러난 후 무슬림형제단 지도부를 포함한 무르시 지지자 수천명을 체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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