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 "사망직전 심한 우울증 증세보여"

국세청 공무원 심리적 부검 실시한 정신과 전문의 진단

노무현 전 대통령. (자료사진)
노무현 전 대통령이 사망직전 심각한 우울증 증세를 보였다고 정신과 전문의가 밝혔다.

최근 업무과중으로 인한 스트레스로 스스로 목숨을 끊은 국세청 세무공무원에 대해 '심리적 부검'을 통해 업무상재해 판결을 이끌어낸 연세대 원주의대 정신건강의학과 민성호 교수는 24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노 전 대통령 사망당시 언론에 보도된
유서를 보고 깜짝놀랐다"고 말했다.

민 교수는 노 전 대통령의 유서에 "음식도 제대로 먹을 수 없고. 또 책을, 그 양반(노무현 전 대통령)이 책을 좋아했던 것 같은데 책 읽기도 힘들고 이런 이야기들이 몇 자가 적혀 있는데 이분은 우울증이 상당히 심했구나 이런 느낌이 들었다"라고 밝혔다.

민 교수는 김현정 앵커가 "그 몇 줄 문장 보고도 우울증이 보통 단계가 아니었구나 라는 느낌을 받으셨다는 얘기냐?"는 질문에 "그렇죠. 그건 저희들이 환자를 봐오는 과정 중에서 이건 우울증의 특징적인 그런 증상이구나 이렇게 알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민 교수는 "스스로 목숨을 끊은 세무공무원도 최근 3개월 동안에 체중이 많이 줄었는데 가족들의 표현에 의하면 허리가 34인치에서 31인치로 줄었다"고 한다며 "이걸 보면 이건 당연히 우울증이었다라고 생각을 하게 되고, 그런 이미 드러나 있는 사실도 전문가들이 보는 입장에서는 충분히 그 사람의 심리적인 상태를 규명할 수가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민 교수는 "심리적 부검을 통해 일반인들 또는 정신과 전문가들이 아닌 또 수사를 하시는 분들은 그 똑같은 사실을 보고도 그냥 놓칠 수 있는 것들을 파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유가 검찰의 무리한 수사로 인한 스트레스라는 분석은 나왔지만 정신과 전문의가 심한 우울증 증세 때문이라고 밝힌건 처음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 유서 전문
너무 많은 사람들에게 신세를 졌다.

나로 말미암아 여러 사람이 받은 고통이 너무 크다.


앞으로 받을 고통도 헤아릴 수가 없다.

여생도 남에게 짐이 될 일 밖에 없다.

건강이 좋지 않아서 아무 것도 할 수가 없다.

책을 읽을 수도, 글을 쓸 수도 없다.

너무 슬퍼하지 마라.

삶과 죽음이 모두 자연의 한 조각 아니겠는가.

미안해 하지 마라.

누구도 원망하지 마라.

운명이다.

화장해라.

그리고 집 가까운 곳에 아주 작은 비석 하나만 남겨라.

오래된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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