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원수비 전원공격 벌떼축구, 아직 유효
- 성남 우선 목표는 4강. 최종목표는 우승
■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박종환 감독 (성남 시민구단 초대감독)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4강 신화, 이러면 누가 떠오르세요? 거스 히딩크 감독 떠올리는 분들이 많을 텐데요. 사실 원조는 따로 있습니다. 바로 박종환 감독입니다. 1983년 세계청소년축구대회에서 우리나라를 4강에 올려놓은 분, 당시 브라질과의 4강전이었는데요. 시청률이 자그마치 83. 8%. 두 말이 필요 없는 엄청난 인기였습니다. 그런데요. 이 박종환 감독이 어제 프로축구 K리그 성남의 새 사령탑으로 임명이 되면서 오랜만에 뉴스의 주인공이 됐습니다. 반가운 목소리, 오랜만에 직접 만나보죠. 오늘 화제의 인터뷰 성남의 새 감독 박종환 감독 연결이 돼 있습니다. 박 감독님, 안녕하세요.
◆ 박종환> 안녕하세요.
◇ 김현정> 축하드립니다.
◆ 박종환> 축하받을 일은 아닌데요.
◇ 김현정> 아니, 박 감독님. 그렇지 않아도 여러 기록을 많이 가지고 계시는데 어제 기록을 또 하나 세우셨어요.
◆ 박종환> 그런 것 같아요.
◇ 김현정> K리그 사상 최고령 감독 맞으시죠?
◆ 박종환> 맞는 것 같아요.
◇ 김현정> 제가 어떤 신문을 보면 75세 나오고 어떤 신문은 77세로 나오고 어떻게 정리를 해야 됩니까?
◆ 박종환> 만으로 보면 75세가 맞아요.
◇ 김현정> 75세로 정리할까요, 그러면?
◆ 박종환> 그러면 맞습니다.
◇ 김현정> 75세의 우리나라 사상 최고령 K리그 감독, 소감이 어떠십니까?
◆ 박종환> 겁도 나고 사실 반갑기도 하고 그런데 축구에 대해서는 직접 가르치면서 뛰어야 되니까 체력 필요하고 그런데 저는 체력은 아직까지 한두 시간 뛰는 것은 같이 뛸 수 있어요, 아직도.
◇ 김현정> 대단하십니다, 감독님. 그러니까 체력은 일단 자신이 있으신데 그럼 겁나는 부분은 뭐가 겁나셨던 거예요?
◆ 박종환> 지금 감독들이 나이 어린 제자들도 많고 그렇기 때문에 같이 한다는 거가 그렇게 쉽지는 않잖아요.
◇ 김현정> 지금 K리그 감독 중에 누구누구 제자가 있죠?
◆ 박종환> 거의 다예요, 거의 다.
◇ 김현정> 거의 다 박종환 감독님 제자.
◆ 박종환> 제가 대표팀 감독 할 때도 있던 선수 출신들도 그렇고 거의 다 하여튼 제 제자들이 많습니다. 이번에도 우승한 황선홍 감독이라든가 서정원 전부 다 제 제자들이에요.
◇ 김현정> 지금 제자들하고 겨루셔야 되니까 그 부분이 조금 부담스러우셨던 거군요.
◆ 박종환> 그렇죠. 아무래도 그런 생각 안 할 수가 없죠. 그렇지만 일단 프로고 경기니까 공과 사는 확실해야 되지 않겠어요?
◇ 김현정> 이번에 K리그 감독으로 우리 박종환 감독님이 선임됐다는 뉴스 어제 나오고 나서 혹시 제자들 중에 연락을 한 제자가 좀 있던가요?
◆ 박종환> 많죠. 거의 다 왔어요.
◇ 김현정> 거의 다. 우선 황선홍 감독은 뭐라고 하던가요?
◆ 박종환> 축하드린다고 해서 축하받을 일은 아니라고 했어요. 하여튼 잘 해보자고 했죠. 전화가 하여튼 수백 통 왔어요. 팬들한테도 그렇고 축구인들한테도 그렇고 과거의 제자들한테도 그렇고 너무 많이 위로를 해 주니까 힘이 좀 되더라고요.
◇ 김현정> 그렇죠. 제자들이 좀 긴장하던가요, 전화하면서?
◆ 박종환> 아무래도 그렇죠. 아마 젊은 감독들이 조금 뭐라 그럴까 긴장도 좀 해야 될 것 같아요. 그리고 저도 물론 젊은 제자들하고 같이 대화를 하고 같이 운동장에서 하다 보면 마찬가지죠. 저도 제자들한테 조금 많은 것을 배울 수 있고.
◇ 김현정> 자극을 받기도. 이게 굉장히 긍정적인 에너지를 훅 우리 축구계에 넣어주시는 거예요. 감독님이 들어가면서 모두를 다 긴장시킬 수 있는. 감독뿐이 아니라 당장 선수들도 상당히 긴장할 것 같은데요. 우리 성남 선수들.
◆ 박종환> 그렇죠. 그런데 과거나 지금이나 시대도 많이 바뀌었고 또 많이 발전했고 그렇기 때문에 저도 강하게 훈련을 하는 건 하지만 그렇게 밖에서 생각하는 정도의 내가 지도자 생활을 할 수는 없죠.
◇ 김현정> 제가 사실 그 질문 드리려고 했어요, 감독님. 감독님은 스파르타식 훈련. 호랑이 감독님 이런 걸로 유명하셨잖아요.
◆ 박종환> 그것은 지도할 때 운동장에서 좀 더 집중력을 가지고 하기 위해서 조금 엄하게 하는 거지 운동 끝나면 나도 자식 있고 다 그 속의 많은 선수들은 손자뻘이 많은데.
◇ 김현정> 자식뻘도 아니고 손자뻘이죠.
◆ 박종환> 그런 선수들도 많습니다. 저도 지금 손녀딸이 23, 4살입니다. 그래서 더 사랑스럽죠. 더 사랑스럽고 정을 주고 같이 하다 보면 더 좋은 일이 많이 생길 거예요.
◇ 김현정> 그러면 감독님, 예전에 사실은 1983년 멕시코 준비할 때는 멕시코 고지대 적응훈련 하느라고 마스크 씌워놓고 운동시키고 이러셨잖아요. 보통 감독님이 아니세요. 그런 고강도 훈련 이번에는 안 하시는 겁니까?
◆ 박종환> 그때 멕시코 때만 하더라도 누가 그런 고지대인 걸 알고 그런 훈련까지 시켰겠어요? 저희가 그렇게 훈련을 하고 강도 높은 훈련을 하고 그랬기 때문에 가서 세계 4강이라도 했지 그렇지 않고는 꿈도 못 꿨을 거예요, 아마.
◇ 김현정> 그러니까 지금 제가 말씀을 죽 들어보니까 말씀은 손자뻘이고 사랑스럽고 귀엽다 하시지만 우리 감독님 일단 운동장 들어가면 예전 같이 똑같이 호랑이 감독님 되실 것 같아요.
◆ 박종환> 결국은 스스로 자신들이 그걸 다 이겨낼 겁니다. 그렇게 하기 때문에.
◇ 김현정> 벌떼축구의 대표주자이기도 하세요. 우리가 전원 공격, 전원 수비. 여전히 그 작전은 유효합니까?
◆ 박종환> 그것은 반드시 필요한 거죠. 반드시 필요하고 요즘 보게 되면 요즘 선수들 기술도, 기량이 다 좋아졌지 않습니까? 얼마나 좋아졌어요? 그러니까 거기에 맞춰서 조직 전술 같은 걸 완전히 익혀놓으면 과거 축구보다 더 잘할 수도 있고 좋게 보이죠.
◇ 김현정> 얘기 나온 김에 대표팀 얘기 한 번 좀 해 보죠, 감독님.
◆ 박종환> 지금 우리나라 프로축구 출범 30년이 됐기 때문에 우리나라 축구 수준이 굉장히 올라가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누구를 쓰느냐, 누구를 이게 중요한 것이 아니고 다 비슷비슷하기 때문에 아마 지금 홍 감독이 보면 저도 홍 감독 잘 알지만 대표선수 시절이나 데리고 있었지만 굉장히 카리스마 가지고 있고 또 열정을 가지고 있어요, 사람이. 그리고 머리도 좋고. 나름대로의 전술 같은 것, 조직력 같은 것 이런 팀워크를 바탕으로 얼마 안 남은 기간 동안에 아마 집중적으로 할 겁니다.
◇ 김현정> 좋은 성적 얼마나 기대하세요? 지금 뛰는 것 보면?
◆ 박종환> 무조건 16강은 저는 들어간다고 봐요.
◇ 김현정> 무조건 16강. 사실은 불안불안하면서 여기까지 왔거든요.
◆ 박종환> 그런데 지금 우리 상대들이 해볼 만한 팀들이에요.
◇ 김현정> 그래요. 박종환 감독님, 이제 마무리를 해야 될 시간인데 어떤 감독님이 나오시든 그분이 최연소 감독이든 최고령 감독이든 피해갈 수 없는 질문이 팀 목표입니다. 감독님께도 감히 제가 어느 정도 목표하고 뛰시는가 질문 안 드릴 수가 없네요.
◆ 박종환> 지금 성남에 있던 선수들도 기량이 과거에 내가 데리고 있던 선수들보다 더 좋은 걸로 알아요. 지금의 성적보다는 한두 단계 올려놔야죠.
◇ 김현정> 한두 단계는 반드시. 감독님, 보통 제가 감독님들한테 목표 여쭈면 무조건 우승 이런 얘기하시는데 그렇게는 안 하시네요.
◆ 박종환> 4강 정도를 목표로 두게 되면 우승도 할 수 있고 준우승도 할 수 있고 4강도 할 수 있고 그 안에 들어가 있기 때문에 그런 목표를 두고 하게 돼야 발전할 수 있고 선수들도 집중력을 가질 수 있고 감독도 똑같이 하기 때문에 목표를 그렇게 두고 있어요, 저는.
◇ 김현정> 일단은 4강에 들겠다. 그다음은 우승도 충분히 넘볼 수 있다.
◆ 박종환> 그렇죠.
◇ 김현정> 그래요. 그 자신감, 여전하십니다. 75세라는 느낌 전혀 안 들고요. 감독님, 자신감 충만하시네요.
◆ 박종환> 잘 지켜봐주세요. 잘할 테니까.
◇ 김현정> 그 자신감으로 K리그 전체를 부활시켜주실, 전체에 에너지를 가득 넣어주시기를 제가 기원하면서 다시 한 번 축하드리고 응원하겠습니다.
◆ 박종환> 감사합니다.
◇ 김현정> 건강하십시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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