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언론노동조합(위원장 강성남) 23일 중앙집행위원회를 열어 '사상 초유의 민주노총 침탈, 결코 용서 않겠다'는 제목의 특별결의문을 채택했다.
언론노조는 결의문을 통해 "경찰이 난입한 곳이 다름 아닌 언론사 건물이었다는 점에서 1만2000명의 언론노동자들은 더욱 분노를 참을 수 없다"고 규탄하며 이번 강제진입을 '언론 자유 침해'로 규정했다.
언론노조는 박근혜 대통령이 경찰의 민주노총 강제진입과 관련해 "원칙 없이 적당히 타협하고 넘어가면 미래를 기약할 수 없다"고 발언한 것을 언급하며 "우리도 더 이상 타협할 생각이 없다, 노동운동에 대한 야만적인 폭거와 언론 자유에 대한 심대한 침해를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천명했다.
한국기자협회도 23일 성명을 내고 "2013년 12월 22일은 언론과 노동계 모두의 역사에 참담한 하루로 남았다"며 "그 치욕의 날의 주범인 경찰은 언론인과 노동자들에게 정중히
사과할 것"을 요구했다.
기자협회는 "압수수색 영장도 없이 법적 논란도 아랑곳하지 않고 언론사 건물에 난입한 경찰의 행태는 공권력이 언론을 얼마나 경시하는지를 스스로 고백한 것"이라면서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철도노조 지도부를 잡아들이겠다는 주술에 사로잡혀 아무런 거리낌 없이 언론사 사옥을 유린한 경찰에 대해 응분의 책임을 질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기자협회는 "경찰의 무자비한 둔기에 경향신문의 이름이 아로새겨진 유리문이 박살나는
광경에 기자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며 "12시간 동안 언론사 건물을 점령해 아비규환의 생지옥으로 만들었다, 이것이 바로 대한민국 언론자유의 현주소"라고 비판했다.
전국언론노조 경향신문지부도 23일 '경향신문에 대한 폭거 좌시할 수 없다'는 성명을 내고 전날 경찰의 경향신문사 사옥 무력 진입 사태에 대해 강력히 항의했다.
경향신문노조는 "10시간 넘게 진행된 경찰의 민주노총 진압작전에 경향신문 구성원들은 경찰에 막혀 현관을 두고 쪽문으로 드나들어야 했고 현관 유리문이 부서지는 치욕을 당했다"며, "수천 명의 경찰을 동원해 진입을 시도한 것은 사실상 경향신문 사옥을 유린하고 우리를 심리적으로 위축시켜보겠다는 의도에서 비롯됐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했다.
경향신문노조는 "50년 전 박정희 정권하에서 비판적 논조를 견지했던 경향신문에 중앙정보부 직원들이 편집국에 들이닥쳤고 경향신문은 강제매각돼 정수장학회의 먹잇감으로 던져졌다"며 "반세기 지난 박근혜 정권에서 경찰은 또다시 철도노조 지도부 체포를 핑계로 경향신문사 건물을 마음대로 휘젓고 다녔다"고 비판했다.
한편, 경향신문은 경찰의 사옥 강제 진입에 대해 23일 정홍원 국무총리에게 항의 공문을 보냈다.
경향신문은 공문에서 "경찰이 사옥에 강제 진입한 것은 군사독재 정권 시절에도 없었던, 창간 67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라며 "아무리 체포영장을 집행한다고 하더라도 언론사에 난입해 신문 제작에 차질을 빚고 재산상 손해를 입힌 것은 정당한 공권력 행사로 볼 수 없다"고 밝힌 뒤 "총리가 이번 경찰의 강제 진입에 대해 정부를 대표해 공식적으로 입장을 밝혀줄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