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수단 사태 장기화…권력 다툼에 부족 갈등 비화

경제 악화와 정부 부패 등도 원인

아프리카 신생국 남수단의 유혈 사태가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내부 권력 다툼에서 부족 갈등으로 비화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15일 남수단 수도 주바에서 대통령 경호대 소속 대원 간에 벌어진 첫 충돌이 전국적인 유혈사태로 번졌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으나 그 배경에는 권력 쟁탈전에서 촉발돼 남수단 최대 부족 딘카족과 두 번째로 큰 누에르족의 부족 갈등으로 확대됐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남수단 정부를 이끄는 딘카족 출신의 살바 키르 대통령은 2011년 남수단 첫 대통령에 올랐으나 그간 국정 운영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

누에르족인 리에크 마차르 당시 부통령과 사사건건 충돌했기 때문이다.

키르와 마차르 둘 다 수단에서 분리 독립을 위해 22년간 내전을 치른 수단인민해방운동(SPLM) 무장 대원과 고위 간부 출신이었지만 소속 부족은 달랐다.

지난 7월 키르 대통령으로부터 전격 해임당한 마차르 전 부통령은 이달 초 SPLM 내부에 심각한 분열이 있다고 폭로하며 키르 대통령의 통치가 "독재적"이라고 비난했다.

사실 키르 대통령의 권한은 막강했다.

SPLM이 제정한 헌법에 따르면 대통령에게는 남수단 전국 10개주 주지사를 해임할 수 있고 의회 의원도 임명할 수 있는 권한이 주어졌다.

정권의 핵심 요직은 키르 대통령 출신인 딘카족이 차지했다고 누에르족은 불만을 표출했다.


익명을 요구한 남수단의 한 기자는 "마차르가 이끄는 세력이 키르에 저항해 왔다"고 아랍권 위성방송 알자지라에 23일(현지시간) 말했다.

남수단 종글레이주에서는 2011년 수단에서 독립한 이후에도 부족 간 가축 분쟁으로 수백명이 사망하고 10만명 이상이 집을 잃기도 했다.

남수단의 경제 악화 정부의 부정부패, 무기 거래 등도 남수단 유혈 사태의 한 원인이 됐다는 지적도 있다.

육지로 둘러싸인 남수단은 수단과 송유관 사용료 협상을 타결하지 못해 석유 생산과 수출을 사실상 중단하면서 경제난은 가중됐다.

남수단은 국가 경제의 95% 이상을 석유 생산·수출에 의존하고 있다.

원유가 풍부하게 매장된 아비에이 지역의 소유권을 놓고 남수단과 수단 양국은 지금도 갈등을 빚고 있다.

남수단에서는 장관급 인사에서도 부패가 만연했으며 지난 8월에는 경찰관 급료 지급 명부에 1만1천명의 허위 이름이 기재돼 당국이 조사를 벌였다.

수단과 오랜 내전 끝에 여러 남수단 부족이 소총과 기관총 등 다양한 무기를 보유한 점도 큰 사회적 문제로 꼽힌다.

정부군과 각 부족은 제대로 교육을 받지 않은 채 각종 무기를 다루는 형편이다.

그러다 지난 15일 키르 대통령은 "마차르가 주도한 쿠데타 시도가 있었다"며 이 쿠데타 시도를 격퇴했다고 주장했다.

쿠데타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시도됐는지는 불투명하다. 마차르는 쿠데타 시도를 하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수단 일부 전문가는 "키르 대통령이 이번 사태를 자신을 비난해 온 많은 정적을 일제히 제거하는 기회로 이용했을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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