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둘라 국왕은 전날 국영 뉴스통신 SPA가 전한 칙령에서 이같이 밝히고 칼리드 알 파이살 메카 주지사를 교육부 장관으로 임명했다.
압둘라 국왕의 여섯째 아들인 미샤알 왕자는 서남부 예멘 접경 나즈란 주의 주지사를 지냈다.
메카의 주지사는 전 세계 15억 무슬림이 하루 다섯 번 기도를 할 때 참배 방향의 기준점인 카바 신전과 홍해 연안의 제다, 연례 성지순례인 '하지'를 관할하는 중요한 자리다.
사우디 정치 전문가 칼리드 알다킬은 "친아들을 주요 주지사 가운데 하나로 임명한 게 주목할 만한 사실"이라면서 "압둘라 국왕이 그의 아들들에게 추후 왕위 계승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압둘라 국왕은 지난 5월 셋째 아들이 맡은 국가수비대 사령부(command)를 부처급(Ministry)으로 승격, 미타브 왕자를 국가수비대 장관으로 임명했다.
이 밖에도 압둘아지즈 왕자를 외무차관에, 투르키 왕자를 리야드 부지사에 각각 임명하는 등 친아들들을 요직으로 끌어올려 왔다.
알 사우드 가문이 1932년부터 통치하는 중동의 맹주 사우디는 고령의 국왕과 왕자들에 권력이 집중된 탓에 이들의 건강은 항상 관심의 대상이다.
실제 2010년과 지난해에는 왕위계승 서열 1위인 술탄 빈 압둘아지즈 왕세제와 나이프 빈 압둘아지즈 왕세제가 지병으로 잇달아 사망하기도 했다.
현재 사우디의 왕위계승 서열 1위는 부총리 겸 국방장관인 살만 빈 압둘아지즈(77) 왕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