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푸틴 러' 여성 록그룹 단원 대통령 사면으로 출소

러시아 정교회 사원에서 반(反) 푸틴 공연을 벌인 죄목으로 복역해오던 현지 여성 펑크 록그룹 '푸시 라이엇'(Pussy Riot) 단원 마리야 알료히나가 23일(현지시간) 석방됐다.

알료히나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취한 대규모 사면 조치 대상자 명단에 포함돼 이날 복역해오던 중부 도시 니즈니노보고로드의 교도소에서 나왔다.

알료히나의 변호인 표트르 자리킨은 이날 이타르타스 통신과의 전화인터뷰에서 "그녀가 오전 8시 10분(모스크바 시간) 석방됐다"고 밝혔다.

자리킨은 "내가 입회한 가운데 사면령이 낭독됐다"며 "현재 교정청 직원들이 그녀를 니즈니노보고로드의 기차역으로 데려가고 있다"고 전했다.

자리킨은 그러나 "알료히나가 언제 모스크바로 올라갈지는 모르겠다"며 "그녀는 당분간 니즈니노보고로드에 머물며 (자신을 도와준) 인권운동가 등과 만날 수 있을 것"이고 덧붙였다.

알료히나는 앞서 교도소에서 자신과 교제했던 다른 수감자들이 교도 당국으로부터 협박을 받았다며 그들의 안전을 위해 사면되더라도 교도소에 남겠다는 뜻을 동료를 통해 밝힌 바 있다.


복역 중인 다른 푸시 라이엇 단원 나데즈다 톨로콘니코바의 남편 표트르 베르질로프도 인테르팍스 통신에 알료히나의 석방 사실을 확인했다.

베르질로프는 또 현재 크라스노야르스크주 교도소 산하 결핵 병원에 입원중인 자신의 아내 톨로콘니코바도 오늘 중 석방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푸시 라이엇 단원 5명은 러시아에서 대통령 선거 유세가 한창이던 지난해 2월 얼굴에 복면을 쓰고 요란한 의상을 입은 채 크렘린궁 인근의 정교회 사원 '구세주 성당' 제단에 올라가 블라디미르 푸틴 당시 대선 후보의 3기 집권에 반대하는 시위성 공연을 펼쳐 큰 파문을 일으켰다.

러시아 수사 당국은 이후 문제의 단원 5명 중 등 3명을 검거해 '종교적 증오에 따른 난동' 혐의로 기소했고 이들은 1심 법원에서 각각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모스크바 항소법원은 지난해 10월 항소심 공판에서 범죄 가담 정도가 약한 단원 예카테리나 사무체비치에게만 집행유예를 선고하고 톨로콘니코바와 알료히나 등 2명에 대해서는 원심을 확정했었다.

이후 교도소에서 수감생활을 해오던 이들은 푸틴 대통령이 제20차 제헌절을 맞아 이달 9일 내린 대규모 사면령 대상자 명단에 들어 석방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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