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재준 국정원장은 23일 국회 정보위에서 "1~3월 도발가능성이 농후하다"며 "내부 불만을 외부로 돌리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남 원장은 이같은 전망의 근거로 "서북 5도 부대 병력의 증강, 훈련 강도의 강화 등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김관진 국방장관도 비슷한 취지로 발언을 한 바 있다. 이미 북한 국방위원회는 지난 19일 서해 군 통신선을 통해 보수 단체 집회를 문제 삼으며 "가차없는 보복 행동이 예고 없이 가해질 것"이라고 위협했다.
미국 존스홉킨스대 한미연구소에서 운영하는 북한전문사이트 '38노스'는 북한이 핵실험장 굴착을 재개했다고 밝혔다. 38노스는 21일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의 서쪽 갱도에서 올해 5월 중순부터 새 갱도를 만드는 작업이 시작됐다 9월부터 11월 사이 중단됐으며, 이후 12월부터 공사가 재개됐다"고 밝혔다.
공사가 절반가량 진행된 것을 감안하면, 만약 북한이 4차 핵실험을 결심하고 이를 실행해 옮겼을 경우 시점은 2월 이후가 된다. 4차 핵실험 가능성과 관련해서는, 미국 내 싱크탱크 격인 아시아정책연구소가 내년도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안보를 가장 위협하는 존재로 북한을 꼽으면서 이를 언급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북한의 핵실험 여부는 전적으로 김정은의 결단과 관련된 문제"라며 "기술적인 문제는 없는 것으로 보이며, 따라서 지금 북한은 자신에게 유리한 국면을 만들기 위해 언제 그 단추를 눌러야 되는지, 누른다면 언제 눌러야 하는지를 고민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도발 공세로 본격 돌아서는 배경에 대해서는 우리 정부와 외국 싱크탱크의 분석이 일치한다. 내부 불만을 외부로 돌리기 위해 도발에 나선다는 것이다. 바로 이 지점에서 장성택 처형 이후 북한의 추가 숙청 규모가 주목된다. 공포분위기를 조성해 불만을 제압하는 과정이 원할하지 않을 경우 내부 불만을 통제하기 어렵게 되고, 도발의 유인도 증폭된다.
내년 초까지 북한이 평화와 대화 공세를 지속한다고 해도 미국의 호응이 없을 경우 한반도 위기를 조성하기 위한 행동을 취할 가능성이 증가한다. 북한은 지난 6월 북미 고위급회담을 제안하는 등 미측에 끊임없이 관계정상화를 요청해왔다.
이 경우에도 내년 초 한미연합훈련과 김일성(4월 15일) 및 김정일 생일(2월 16일) 등의 일정과 맞물려 북한의 도발이 이루어질 시점은 2~4월로 압축된다. 결과적으로 내년 상반기가 북한의 도발 가능성이 상존하는 시기가 되는 것이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소 연구부원장은 이 시기 북한의 행동 추이에도 주목해야 한다면서 "북한은 도발로 가기 위한 충분한 명분 쌓기에 주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