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反동성애 파동 확산…'꺼진불'도 대권 재도전

미국의 대표 TV 리얼리티 '덕 다이너스티'(Duck Dynasty)에서 빚어진 이성애자 역차별 파동이 공화당의 대권지형을 흔들고 있다.


'덕 다이너스티'의 주연인 필 로버트슨(67)이 동성애 반대 발언을 이유로 강제 하차를 당한 사건을 계기로 보수진영이 결집하는 움직임을 보이자, 이를 틈 타 '관망자'들이 야심을 드러내기 시작한 것이다.

마이크 허커비(58) 전 아칸소 주지사는 22일(현지시간) 폭스뉴스에 출연, 2016년 대권 도전 가능성에 대해 "현 시점에선 약 50대50이라고 말하고 싶지만 '그렇다'는 게 솔직한 답변"이라고 말했다.

침례교 목사인 허커비 전 주지사는 2008년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에 출마, 대권 풍향계로 불리는 아이오와주 첫 지역경선에서 승리하는 파란을 일으켰으나 초반 우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존 매케인(애리조나) 상원의원에게 패했다.

이후 정치 평론가로 변신한 그는 지난해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에도 나서지 않아 정계복귀 의사를 완전히 접었다는 관측이 나왔으나 최근 아이오와주에서 유권자들과 만나는 등 정치활동을 재개했다.

대권 재도전을 사실상 공식화한 허커비의 이날 발언을 두고 정치권에서는 '덕 다이너스티' 현상에 편승한 것이라는 시각이 나온다.

허커비 자신도 "전투적인 (진보) 운동가 그룹에 의한 새로운 차원의 왕따행위"라며 동성애자들의 눈치를 보고 로버트슨에게 중징계를 내린 방송사(A&E네트워크)의 조처를 비난했다.

A&E는 로버트슨이 남성 패션잡지인 지큐(GQ) 신년호에 실린 인터뷰에서 동성애는 죄라는 기독교 신앙을 강조해 논란이 일자 무기한 출연정지 처분을 내렸다.

이에 기독교와 보수진영, 공화당은 로버트슨에 대한 징계 철회를 요구하고 A&E 시청 거부 운동을 펼치는 등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체인지'(change.org) 등의 인터넷 청원사이트에는 이날 현재까지 약 50만명이 서명했다고 CNN이 전했다.

미국 언론은 '덕 다이너스티'가 로버트슨 가족의 출연 거부로 폐지되면 A&E의 전체 시청률이 10% 가까이 떨어지는 등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런 가운데 루이지애나 주정부는 현지에서 제작되고 있는 '덕 다이너스티'가 A&E에서 퇴출되더라도 명맥을 이을 수 있도록 주정부 차원에서 적극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혀 관심을 끈다.

루이지애나주는 공화당의 유력한 대권주자 중 한 명인 보비 진달이 주지사로 있는 곳으로, 그는 연일 로버트슨 징계에 비판을 쏟아내며 진정한 보수의 대변자라는 이미지를 부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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