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국화가 27년 만에 원년멤버로 뭉쳤고, 나미는 17년 만에 컴백했다. 반면 패티김은 은퇴콘서트를 끝으로 55년간 잡았던 마이크를 내려놨다.
2013년 가요계는 여전히 아이돌이 강세를 보였지만 전설들의 소식에 들썩였던 해이기도 했다. 특히 ‘가왕’ 조용필의 새 앨범은 가요계에 신선한 충격을 줬고, 수많은 후배들에게 귀감이 됐다.
조용필이 10년 만에 발표한 정규 19집 앨범 ‘헬로’(Hello)는 조용필이 왜 ‘가왕’으로 불리는지 여실히 보여준 앨범이다. 힙합 뮤지션 버벌진트를 타이틀곡 ‘헬로’에 피처링으로 참여시킨 것을 비롯해 오토튠을 사용하고 일렉트로닉을 접목시키는 등의 변화를 통해 발라드, 락앤롤, 일렉트로닉 등 다양한 장르의 총 10곡을 앨범에 담았다.
파격과 혁신에서 그친 게 아니다. 선공개곡 ‘바운스’는 공개와 동시에 젊은 가수들의 전유물처럼 여겨지던 음원차트 1위를 휩쓸었고, 이 열기는 타이틀곡 ‘헬로’로 이어졌다. 조용필의 앨범을 사기 위해 팬들은 발매 당일 줄을 서는 진풍경을 연출하기도 했다.
후배가수들은 조용필의 19집 앨범에 존경심을 드러냈고, 조용필의 귀환은 활동이 뜸했던 이승철, 신승훈 등이 힘을 낼 수 있는 자극제가 됐다.
이문세는 “그 연륜에서 20대로 다시 돌아올 수 있는 그 힘과 에너지에 놀랐다. 역시 세상이 감탄하고 존경할 만한 최고의 아티스트라는 걸 새삼 느꼈다”고 했다. 4년 만에 새 앨범을 발표한 신승훈은 “‘헬로’에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많은 얘기가 담겨 있다. 말없이도 좋은 음악을 통해 후배들에게 좋은 영향을 주는 선배”라고 했다.
상반기 조용필의 귀환에 이어 하반기에 여러 전설들이 돌아왔다.
들국화는 원년 멤버인 전인권, 최성원, 고(故) 주찬권이 모여 녹음한 새 앨범 ‘들국화’를 발표했다. 원년 멤버가 다시 모여 녹음한 것은 27년 만이고 특히 지난 10월 세상을 떠난 드러머 주찬권이 참여한 마지막 앨범이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깊다.
나미는 17년 만에 컴백, 유럽식 EDM(Electronic Dance Music) 장르의 신곡 ‘보여(Voyeur)’를 발표했다. 또 시나위는 7년 만에 미니앨범 ‘미러뷰’(Mirrorview)를 발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