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카에다, 예멘 국방부 구내병원 공격 이례적 사과

"병원·기도실 공격 금지 명령 안 지켜…위자료 지급할 것"

알카에다가 지난 5일 예멘 수도 사나의 국방부 테러 과정에서 구내 병원을 공격한 것은 실수라며 이례적으로 이를 사과했다고 주요 외신들이 22일 보도했다.

예멘에 거점을 둔 알카에다 아라비아반도지부(AQAP)의 지도자 카심 알리미는 무장단체의 한 웹사이트에 올린 동영상에서 "국방부 구내의 병원이나 기도실은 공격하지 말라고 명령했으나 무장대원 한 명이 이를 지키지 않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알리미는 "희생자 가족에게 사과와 위로를 전한다"면서 "병원에서 벌어진 일은 완전한 책임을 지고 희생자 가족에게 위자료를 지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그는 "예멘 국방부가 구내에 미국 무인기 통제실을 두고 미국 전문가를 수용해 공격을 감행했으며 이는 적법한 공격 대상"이라면서 병원 공격과 같은 실수에도 "우리는 성전(jihad)을 지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알리미는 전날 오후 늦게 AQAP의 언론담당 조직 알말라헴을 통해 이 영어 자막이 나오는 이 동영상을 공개했다고 AP 통신이 전했다.

이번 동영상은 예멘 국영 방송이 앞서 한 무장대원이 지난 5일 국방부 구내 병원에서 의사와 간호사들을 공격하는 영상을 보도한 이후 공개됐다.

지난 5일 사나에서는 알카에다가 예멘 국방부 청사에서 테러 공격을 감행해 독일인 2명, 베트남인 2명, 필리핀인 2명, 인도인 1명 등 외국인 7명을 포함해 최소 50여 명이 숨지고 160여 명이 다쳤다.

예멘군은 지난해 5월 미국의 지원을 받아 알카에다 소탕작전을 전개, 한 달 만에 자르, 진지바르, 슈크라 등 남부 아비얀 주의 3개 주요 거점을 탈환했다.

그러나 알카에다 무장세력은 예멘 동남부 마리브·샤브와·하드라마우트 주의 산악지대에 흩어져 AQAP를 중심으로 테러 활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이에 미국은 알카에다 조직 중에서 가장 활동적이고 위협적인 지부로 꼽히는 AQAP를 겨냥한 무인기 공격을 예멘 남부와 동부에서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지난 12일에는 알카에다 거점도시인 바이다주 주도인 라다 인근에서 결혼식장으로 향하던 차량 행렬을 오인 공격, 민간인 10여명이 희생돼 예멘 의회가 미국의 무인기 공격 중단을 촉구하는 등 반발을 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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