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비밀작전으로 콜롬비아 반군 소탕 지원"< WP>

실시간 정보 및 지도자 제거용 장비 지원…탄탄하던 반군 위세 꺾여

미국 정부가 비밀작전을 통해 콜롬비아 정부의 반군 소탕을 도왔다고 미국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가 22일(현지시간) 폭로했다.

중앙정보국(CIA)과 국가안보국(NSA) 등 미국 정보당국이 비밀리에 콜롬비아 정부를 도와 최대 반군단체인 콜롬비아 무장혁명군(FARC) 지도자 20여명을 살해하는 데에 힘을 보탰다는 것이다.

이 신문은 대부분 익명을 요구한 30명 이상의 전·현직 미국과 콜롬비아 당국자들을 인터뷰한 내용을 바탕으로 이같이 전했다.

CIA 등 미국 정보당국이 콜롬비아에서 진행한 비밀작전은 크게 정보 지원과 장비 지원 두 가지로 나뉜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설명했다.


정보 지원은 도청 등을 바탕으로 파악한 FARC 지도자의 소재를 실시간으로 콜롬비아군에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다.

미국은 콜롬비아 반군 지도자 살해에 사용된 장비도 지원했다.

특히 2006년부터 콜롬비아군에 지급한 1기에 3만 달러짜리 위치추적시스템(GPS) 장치의 효과가 컸다. 이 장치를 정확도가 떨어지는 일반 폭탄에 더하면 정밀폭격용 '스마트 폭탄'으로 개량할 수 있어 복잡한 정글에서도 반군 지도자를 정확히 사살할 수 있었다.

콜롬비아 정부군이 2008년 FARC 2인자 라울 레예스를 사살한 것도 이런 미국의 지원과 묵인 덕에 가능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

당시 콜롬비아 공군은 국경을 넘어 에콰도르로 들어가 있던 레예스를 공격해 사살했는데 이때 미국이 지원한 '스마트 폭탄'이 쓰였다는 것이다.

미국 정보당국의 콜롬비아 반군 소탕 지원 작전에는 수십억 달러의 비밀 예산이 들어갔다. 미국이 2000년부터 콜롬비아에 군사적 지원을 해온 '콜롬비아 계획'에 할당된 90억 달러와는 별도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런 작전 덕에 한때 탄탄한 재정을 바탕으로 강력한 세력을 과시했던 FARC의 위세가 크게 꺾였다고 전했다.

CIA는 보도 내용과 관련한 워싱턴포스트의 질의에 답하지 않았다.

다만 후안 마누엘 산토스 콜롬비아 대통령은 최근 미국 방문길에 워싱턴포스트 기자로부터 관련 질문을 받자 "우리 특수작전의 전문기술과 효율성은 미국을 포함해 다양한 나라로부터 얻은 훈련과 지식의 결과"라고 답했다.

콜롬비아에서는 50년 이상 이어진 내전으로 22만명이 희생되고 수십만명이 거주지를 잃은 것으로 정부는 파악하고 있다.

1964년 마르크스-레닌주의를 표방하며 창설된 FARC는 무장투쟁을 벌여온 최대 반군단체이나 최근에는 9천명 수준으로 조직이 매우 축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콜롬비아 정부와 FARC는 지난해부터 평화협상을 진행하고 있으나 휴전과 교전을 거듭하며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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