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英, EU관리·이스라엘 총리·유엔 단체도 도청"

스노든 폭로 자료…전자·통신·석유업체들도 감시

미국과 영국의 정보기관이 유럽연합(EU)의 독점 금지 담당 집행위원을 도청 대상으로 삼은 것으로 나타나 이들 기관이 자국 기업을 위해 도청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들 기관은 또 전통적 우방이라 할 수 있는 이스라엘의 총리 이메일 등도 훔쳐 본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가디언과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20일(현지시간) 전직 중앙정보국(CIA) 직원 에드워드 스노든이 폭로한 자료를 토대로 미국 국가안보국(NSA)과 영국 감청기관 정보통신본부(GCHQ)가 호아킨 알무니아 EU 집행위원회 부위원장 겸 경쟁담당 집행위원을 도청했다고 보도했다.

알무니아 부위원장은 구글 검색광고의 반독점법 위반 문제를 오랫동안 조사했으며 프라이버시와 관련해 마이크로소프트(MS) 등과도 이견을 보인 바 있다.

그는 영국과 미국 정보기관이 자신을 도청한 데 대해 "매우 불쾌하다"고 말했다고 영국의 더타임스는 전했다.

이에 대해 바니 바인스 NSA 대변인은 성명에서 "우리는 기업을 위해 거래 비밀을 훔치는데 정보역량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경제 체제와 정책을 이해하고 비정상적 경제 활동을 감시하는 것은 국익의 관점에서 정책 결정자에게 필요한 정보를 제공해주기 위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폭로된 자료에 따르면 NSA와 GCHQ는 2009년 1월 에후드 올메르트 당시 이스라엘 총리의 이메일도 도청 대상으로 삼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에후드 바라크 당시 이스라엘 국방장관의 이메일 기록을 가로챘으며 이스라엘 대사관 두 곳도 도청 대상에 올렸다.

이밖에 프랑스 전자·통신 분야 방산업체 탈레스, 석유회사 토탈, 저개발국 지원 사업을 하는 유엔개발계획(UNDP), 세계보건기구(WHO), 유니세프(UNICEF) 등 60개국 1천여개 대상을 2008∼2011년에 감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