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3년 12월 20일 (금) 오후 6시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이승훈 (오마이뉴스 기자)
◆ 이승훈> 네, 안녕하세요
◇ 정관용> 철도 노조의 파업이 12일째로 접어 들었는데요 상황은 어떤가요?
◆ 이승훈> 파업상황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습니다. 어제 노조는 민주노총과 함께 서울에서 촛불집회를 여는 등 투쟁의 강도를 높였습니다. 반면 코레일은 파업 참가자들에 대한 대규모 직위해제에 이어 노조 지도부에 대한 징계절차를 밟고 있는데요. 오늘은 김명환 위원장을 비롯한 노조 간부 186명을 상대로 열차 운행 감축에 따른 손해보상 77억원을 요구하는 소송을 냈습니다. 코레일 측은 파업이 시작된 9일 이후 지난 17일까지 영업 손실액 등을 근거로 소송 금액을 산출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파업이 끝나면 다시 손실 규모를 산정해 소장을 변경할 계획이라고 밝혀, 최종 소송 규모는 백억 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오늘로 예정돼 있었던 수서발 KTX 법인 면허 박급이 다음 주로 미뤄졌는데요. 노조는 법인 면허가 발급되면 즉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낼 것이라고 밝혀 철도파업은 법정공방으로도 확대될 것으로 보입니다.
◇ 정관용> 코레일 사측이 손해배상 소송 등 강경 대응에 나서는 배경은?
◆ 이승훈>파업의 1차 고비가 될 이번 주말을 앞두고 노조 파업의 기세를 꺾겠다는 의도로 풀이되고 있습니다. 검찰과 경찰이 노조 간부들에 대한 검거에 나섰고 코레일도 노조간부들에 대한 징계절차에 착수하는 등 전방위 압박을 가하고 있습니다. 이미 노조 간부 2명이 경찰에 붙잡혔고 김명환 위원장 등 노조 지도부에 대한 체포영장도 이미 발부된 상태입니다. 노조에 대한 압박이 심해지면서 징계 등에 따른 심리적 불안을 느끼는 노조원들의 업무 복귀도 늘어날 조짐을 보이고 있는데요. 어제 기준으로 업무에 복귀한 노조원 수는 992명으로 복귀율이 11.3%로 파업 이후 처음으로 10%대를 넘어섰다는 게 코레일의 설명입니다. 코레일은 노조의 파업자금 고갈과 연대파업 무산에 따른 조합원들의 동요가 생기고 있다고 판단하고 압박 수위를 더 높이고 있습니다.
◇ 정관용> 노조는 어떤 입장입니까?
◆ 이승훈> 노조는 어떤 압박에도 철도민영화 저지를 위한 파업을 중단 없이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습니다. 어제 상경 집회에 이어 오늘 오후에는 전국 지역별 촛불집회에 나섰습니다. “정부와 코레일의 불법과 징계 협박에 절대 굴하지 않고 반드시 철도민영화에 종지부를 찍겠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노조에 대한 탄압 중단하고 대화에 나설 것을 사측에 촉구했습니다. 노조는 오는 21일 권역별 철도노조 결의대회 및 시국 촛불집회를 여는 등 투쟁 동력을 이어나가기로 했습니다.
◇ 정관용> 철도노조 파업으로 시작된 철도 민영화 논란,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에데 악영향을 주고 있다는 조사결과도 나왔죠?
◆ 이승훈> 여론조사기관 한국갤럽이 오늘 발표한 12월 셋째주 정례 국정수행 지지도 조사에서 박 대통령이 잘하고 있다는 응답은 48%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직전 조사 대비 6%포인트 떨어진 건데요. 갤럽 조사에서 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50% 아래로 떨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박 대통령이 잘 못하고 있다는 응답도 40%에 달해 취임 이후 최고였습니다. 특히 눈길을 끄는 대목은 잘못하고 있다고 평가한 이유로 '공기업 민영화'를 꼽은 응답자가 14%에 달했다는 겁니다. 직전 조사에서는 3%에 불과했는데 한주 사이에 11%포인트나 늘어난 겁니다. '갤럽'은 "파업 참여 노조원 수천 명 직위해제, 검찰의 철도노조 간부 체포영장 발부 등이 박 대통령 비지지층에게는 소통·화합이 아닌 독단·일방적 태도로 비춰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 정관용> 법무부가 오는 24일자로 단행한 검찰 고위직 인사를 단행했는데
◆ 이승훈> 가장 관심을 모았던 서울중앙지검장에는 김수남 수원지검장이 임명됐습니다. 서울중앙지검장은 검찰 내 최대 수사조직을 지휘하고 있어 검찰총장에 이은 실질적인 2인자로 꼽히는데요. 김 지검장은 지난 인사에서 고검장 승진에 탈락했지만 올해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이 총책으로 지목된 ‘RO 사건’을 처리하면서 정권의 신임을 얻었다는 평이 나오고 있습니다. 김 지검장은 판사로 임관해 3년 근무한 뒤 검사로 전관했고 2007년 삼성그룹 비자금 특별수사·감찰본부 차장을 역임했습니다. 또 예전 대검 중앙수사부가 폐지된 이후 특별수사를 총괄 지휘·지원하는 반부패부장은 강찬우 법무부 법무실장이 맡게 됐습니다. 서울중앙지검장과 함께 과거 '빅4 요직'으로 꼽혔던 법무부 검찰국장에는 김주현 현 국장이 유임됐고 검찰 역사상 첫 여성 검사장으로 조희진 서울고검 차장검사가 배출됐습니다.
◇ 정관용> 이번 인사 특징으로 꼽히는 건 뭔가요?
◆ 이승훈> 현 정권에 대한 충성심이 강하고, 각종 비리 사건 수사에 경험이 풍부한 ‘특수통’ 인사들이 핵심 수사라인에 전진 배치됐습니다. 이에 따라 검찰이 후속 인사를 통해 김진태 총장 체제를 완성한 후 대대적인 사정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지배적입니다. 특히 검찰은 대검에 옛 중앙수사부를 대체한 반부패부를 설치한 데 이어 내년 2월쯤 서울중앙지검 산하에 특수4부를 신설하는 등 사정 관련 조직도 강화하고 있습니다. 전 정권 비리는 물론 공공기관 비리는 물론 집권 2년차를 맞아 공직기강 확립 차원에서 공직자들에 대한 수사도 진행될 것으로 보입니다.
◇ 정관용> 김수남 지검장이 대구경북 출신이라 사정라인에 지역편중 인사가 이뤄졌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죠?
◆ 이승훈> 사법연수원 16기인 김수남 신임 서울중앙지검장은 대구 경북 출신입니다. 부산·경남 라인의 김진태 검찰총장과 함께 검찰 내 '빅2'로 불리는 자리 모두 영남권 인사들이 맡게 됐는데요. 경남 합천 출신의 강신명 서울경찰청장까지 포함하면 사정라인의 요직이 모두 영남권 인사들로 채워진 셈입니다. 또 대검 중수부 역할을 하게 될 반부패부장에 임명된 강찬우 실장도 부산경남 출신입니다. 황교안 법무부 장관과 김 총장 역시 임명 과정에서 '왕실장'으로 불리는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과의 지연과 학연이 논란이 된 바 있습니다. 집권 1년차 채동욱 전 총장 찍어내기 논란 등으로 좌충우돌했던 박근혜 정부가 집권 2년차부터는 사정라인을 확실하게 장악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는 분석입니다.
◇ 정관용>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 이승훈> 네 감사합니다.
▶시사자키 프로그램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