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방문 美핵무기담당 장성, 과음·여성 접촉

7월 핵안보 훈련 방문 때…해임 사유 뒤늦게 드러나

미국 공군 핵미사일 부대의 지휘관이었던 마이클 캐리 소장이 지난 10월 해임된 이유는 러시아 출장 당시의 부적절한 행동 때문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 공군이 19일(현지시간) 공개한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캐리 소장은 핵안보 훈련을 위해 지난 7월 러시아를 방문했을 때 과음을 하고 정체가 불분명한 여성들과 어울리는 등 '부적절한 행동'을 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와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그 당시 캐리 소장은 공군 제20부대 지휘관으로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미니트맨Ⅲ 450기의 운영을 책임지고 있었다. 러시아 핵안보 훈련에도 미국 대표단의 책임자 자격으로 간 것이었다.

캐리 소장은 모스크바에 있는 동안 동료 한 명과 함께 외국 여성 2명을 우연히 만나 이틀 동안 호텔 바에서 술을 마시고 춤을 추며 어울렸다. 보고서는 이들 4명이 술 마시고 춤추는 것 외에 다른 일을 했다는 혐의는 제기하지 않았다.

여성들은 당시 캐리 소장과 동료에게 여행 중이라고 밝혔으며 국적은 불분명하나 러시아 또는 영국으로 추정됐다.


캐리 소장은 이후 조사 과정에서 외국 여성들이 핵 기밀을 담당하는 미군 지휘관에게 과도하게 친절한 것이 의심스러웠다고 인정했다. 그는 귀국하면서 이들 여성과의 접촉 사실을 상부에 보고했고 이들의 명함을 공군 특별조사단에 제출했다.

캐리 소장은 주최 측인 러시아 관계자들에게도 무례하게 행동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캐리 소장은 훈련 첫날 러시아 주최 오찬에서 건배사를 하면서 전직 미국 중앙정보국(CIA) 직원 에드워드 스노든를 언급했다. 스노든은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도감청 실태를 폭로한 뒤 러시아에 임시망명한 상태다.

그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언급했는지는 불분명하나, 러시아 측 관계자들은 캐리 소장의 건배사에 잘 수긍하지 못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당시는 스노든의 본국 송환을 놓고 미국과 러시아 간에 미묘한 신경전이 있었다.

캐리 소장은 지난 10월 해임됐다가 공군 우주사령부 지휘관 특보로 다시 발령받았다.

올해 미국에서는 핵·우주·사이버 전력을 담당하는 전략사령부(USSC)의 티머시 지아디나 부사령관이 사기도박 혐의로 퇴출당하고 안전·보안 등 검열에서 불합격 판정을 받은 공군부대 책임자들이 해임되는 등 핵무기 담당 지휘관들에 대한 이례적인 인사 조치가 잇따르면서 관심이 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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