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의원이 박대통령 질그릇 산 배경

당권 도전을 앞두고 박심 구애에 나섰다는 평가

- 안녕하지 못한 대선 공신 챙기기에도 나서
- 공신들 공직 기용 배제에 대한 불만 토로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3년 12월 19일 (목) 오후 6시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이승훈 (오마이뉴스 기자)

◇ 정관용> 김무성 의원이 박근혜 대통령 당선 1주년인 19일, 서울 여의도당사에 최근 대학가에서 유행하는 ‘안녕들 하십니까’ 대자보를 붙였는데 어떤 내용인가요?

◆ 이승훈> 김 의원이 대선 1주년을 맞아 당원들의 안부를 물은 형식이었는데요. 김 의원은 자필로 쓴 대자보에서 박근혜 정부의 성공을 다짐했습니다. 김 의원은 “박근혜 정부가 잘 되어야 국민이 행복하고 대한민국의 미래가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 다시 한 번 힘을 모으고 함께 뛰자”고 밝혔습니다. 지난 해 대선에서 선대위 총괄선대본부장이었던 김 의원은 대선이 끝난 후 "이제 제 역할이 끝났으니 당분간 연락 끊고 서울을 떠나 좀 쉬어야겠다"는 내용을 적은 A4용지를 당사에 붙인 후 잠적하기도 했습니다.

◇ 정관용> 김 의원이 대자보를 붙은 것은 어떤 의도로 해석됩니까.

◆ 이승훈> 김 의원의 대자보 내용은 대선 1주년을 맞아서도 ‘안녕하지 못한’ 대선 공신들 챙기기 성격도 있어 보입니다. 김 의원은 오늘 오전 열린 대선 승리 1주년 기념식에서 청와대를 향해 대선 공신들을 챙겨달라는 요구를 직설화법으로 내놨습니다. 김 의원은 "충분한 능력을 갖추고 있음에도 청와대에서 낙하산 소리를 듣기 싫단 이유로 같이 뛰지 못하는 동지들에게 죄송스러운 마음"이라며 “주요 인사들이 배신감을 느끼지 않도록 당 지도부가 청와대와 담판지어주길 부탁드린다"고 말했습니다. 여당 내에 팽배해 있는 대선 공신들의 공직 기용 배제에 대한 불만을 대신 토로해 주면서 당심 추스르기에 나선 것으로 보입니다.

◇ 정관용> 김 의원이 대선 1주년을 맞아 본격적인 차기 당권 행보에 나선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오는데 어떻습니까.

◆ 이승훈> 김 의원의 대자보가 특히 눈길을 끌었던 이유는 박 대통령과의 관계 때문입니다. 한 때 친박 좌장의 역할을 하다가 과거 세종시 법안 처리를 놓고 박 대통령과 갈라섰던 김 의원은 대선 때 총괄선대본부장을 맡으면서 친박으로 복귀했습니다. 한마디로 박 대통령과는 애증의 관계라고 할 수 있는데요. 새누리당의 유력한 차기 당권 주자 한명인 김 의원은 최근 들어 부쩍 박 대통령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어제 박 대통령이 새누리당의 대선 1주년 자축 자선바자에 내놓은 질그룻을 400만 원이라는 고가에 사들이면서 “도자기에 대통령의 따뜻한 온정을 담고 싶어서 샀다”며 친밀감을 과시하기도 했습니다. 김 의원은 또 당내 의원 수십명이 참여한 근현대사 연구교실을 진행하면서 세를 과시하는 등 당권 행보에 나서고 있는데요. 그동안 2인자를 두지 않는 박 대통령이 보스 기질이 있는 김 의원을 껄끄러워 한다는 평이 있어왔는데 김 의원이 당권 도전을 앞두고 박심 구애에 나섰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습니다.

◇ 정관용>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의혹 사건 특별수사팀을 이끌었던 윤석열 여주지청장에게 결국 정직 1개월 징계가 내려졌는데 징계사유는 뭔가요?


◆ 이승훈> 대검찰청 감찰본부가 법무부에 제출한 의견대로 윤 지청장에게 정직 처분이 내려졌습니다. 법무부가 밝힌 징계 사유는 지시불이행인데요. 윤 지청장이 지난 10월17일 특별수사팀이 대선개입 혐의가 있는 국정원 직원의 체포·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하는 과정에서 검찰 지휘부의 지시를 따르지 않았다는 겁니다. 또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 대한 공소장 변경 과정에서도 상부의 지시 없이 독단적으로 처리했다고 법무부는 지적했습니다. 앞서 열린 법무부 감찰위원회는 윤 지청장에 대해 정직 2개월 의견을 냈는데요. 징계위는 정직 1달로 징계 수위를 조금 낮췄습니다. 수사부팀장이었던 박형철 서울지검 공공형사부장은 감봉 1개월의 징계를 받았습니다.

◇ 정관용> 윤 지청장은 감찰위원회의 정직 2개월 의견이 나왔을 때도 반발했었는데 어제 징계위에서는 어떤 소명을 내놨습니까.

◆ 이승훈> 윤 지청장은 어제 징계위에서 소명에 걸린 시간만 3시간이 넘을 정도로 대검의 감찰 결과를 조목조목 반박했습니다. 윤 지청장의 변호인으로 징계위에 참석한 남기춘 변호사는 “국정원 직원들에 대한 체포·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하지 말라는 조영곤 전 서울중앙지검장의 지시는 위법·부당한 명령이므로 윤 지청장이 이를 이행하지 않는 것은 징계사유가 아니다. 조 전 지검장의 ‘야당 도와줄 일 있냐’는 발언은 명백한 정치적 판단에 따른 지시”라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 정관용> 윤 지청장에게 수사 외압을 가했다는 논란의 당사자였던 조영곤 전 서울중앙지검장은 이미 대검 감찰본부로부터 ‘무혐의’ 처분을 받았는데 형평성 논란이 다시 반복되고 있죠?

◆ 이승훈> 앞서 대검 감찰본부가 윤 지청장에게 정직 2개월의 중징계를 요구한 반면 조영곤 전 지검장에 대해서는 무혐의 처리하면서 이미 형평성 논란이 일었습니다. 당시 감찰위원들 사이에 윤 지청장에 대한 징계 여부 및 수위를 두고 의견이 첨예하게 엇갈려 결론을 내리지 못했음에도 감찰본부가 서둘러 회의를 끝내, 짜놓은 각본대로 찍어내기 감찰을 한 것 아니냐는 논란도 생긴 바 있습니다. 어제 징계위에서 윤 지청장은 이 같은 점을 지적하면서 “대검 감찰본부의 진상조사가 미흡하다며 사건 재조사를 위해 대검에 반려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역시 거부당했습니다. 이에 따라 징계의 형평성 논란은 물론 외압 의혹은 덮고 의혹을 폭로한 윤 지청장만 징계한 것은 검찰의 정치적 독립성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옵니다.

◇ 정관용> 징계위 구성도 문제가 있었다는 지적인데?

◆ 이승훈> 징계위는 황교안 법무부 장관을 위원장으로, 법무부 차관, 검사 2명, 변호사·법학교수 포함 외부인사 3명 등 총7명으로 구성됐습니다. 하지만 황 장관은 외압 논란을 의식한 듯 참석하지 않았고 국민수 법무부 차관이 위원장 대리로 참석했습니다. 윤 지청장 측 남기춘 변호사는 황 장관은 물론 국민수 차관과 김주현 검찰국장도 수사외압을 가했다는 의혹을 받는 이해관계자라며 기피신청을 냈지만 이것 역시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이에 따라 징계위원회 구성이 달라져야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는데요. 민주당 법사위원들은 "징계위원회 구성에 외부 인사의 참여를 확대하고, 검사의 정당한 이의제기권을 보장해야 한다“며 제도개선을 촉구했습니다.


◇ 정관용>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 이승훈>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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