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수단 유혈사태 보르시로 확대…"한빛부대 피해없어"(종합)

반군 세력, 보르시 장악…키르 대통령은 대화 제안

남수단 수도 주바에서 처음 발발한 정부군과 반대파의 유혈 사태가 북부 보르(Bor) 지역으로 확대됐다고 아랍권 위성방송 알자지라와 AFP통신 등 외신이 19일(현지시간) 전했다.

종글레이주(州) 보르는 남수단 재건지원 임무를 수행하는 한빛부대가 주둔하는 지역이다.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리에크 마차르 전 남수단 부통령을 지지하는 누에르족 출신 군인들이 전날 오후 수도 주바에서 북쪽에 있는 보르시를 장악했다.

남수단군 대변인 필립 아구에르는 "우리 군이 보르시에 대한 통제력을 상실했다"고 밝혔다.

보르시 시장도 "정부군이 물러난 뒤 반군 세력이 이 도시를 차지하고 나서 민간인을 공격했다"며 주민 수천명은 인근 숲으로 달아났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남수단 주재 한국 교민은 이날 연합뉴스와 전화 통화에서 "한빛부대가 자체 경비를 서고 있기 때문에 직접적 피해는 아직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 군 관계자도 "한빛부대가 피해를 입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다만 내전 양상을 보이는 만큼 외부 활동을 중단하고 자체 경비를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또 한빛부대는 남수단 종족 갈등이 부대에 직접 위해를 가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 당장 철수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공병대를 중심으로 한 한빛부대 1진은 지난 4월부터 시작된 임시숙영지 건설과 주둔지 안정화 작전을 마무리하고 지난 7월부터 본격적으로 재건지원 활동을 벌이고 있다.

보르시는 남수단이 2011년 수단에서 분리 독립하기 전 누에르족과 딘카족간 종족 갈등으로 내전이 가장 치열하게 벌어진 지역 중 한 곳이다.

1991년 발생한 '보르 학살'로 민간인 2천명 가량이 목숨을 잃었다.

이런 가운데 딘카족 출신인 살바 키르 남수단 대통령은 반대파를 이끄는 마차르 전 부통령과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그는 전날 기자회견을 열고 "마차르 전 부통령과 대화하겠다"며 "그러나 대화의 결과가 어떨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현재 수도 주도는 평온을 되찾았으며 다수 점포가 영업을 재개했다. 주바공항 운영도 전날부터 다시 시작됐다.

반면 미국과 영국은 자국민 수송을 위해 남수단에 비행기를 보냈으며 일부 외국인은 이웃국가인 우간다로 피신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지난 15일부터 주바와 보르 등지에서는 정부군과 반대파 간 총격전을 포함한 유혈사태가 이어지면서 현재까지 최소 500명이 숨지고 700여 명이 부상했으며 주민 2만여 명이 주바 내 유엔기지에 대피 중이라고 유엔은 밝혔다.

키르 대통령은 이번 사태를 쿠데타 시도로 규정하고 마차르 전 부통령을 주동자로 지목했으나 마차르 전 부통령은 이를 부인했다. 마차르 전 부통령은 여당 내 대통령 반대파를 이끌다 지난 7월 부통령직에서 전격 해임됐다.

남수단 정부는 유혈사태가 발생한 지난 15일 이후 전임 장관을 포함해 정치 지도자 10여 명을 쿠데타 혐의로 체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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