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 쏟아진 '안녕들' 대자보…朴 텃밭도 '흔들'?

"마산에 29년 살면서 이런 광경은 처음입니다."

창원에서 벌어진 시위 모습.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안녕들 하십니까' 대자보 바람이 전국적으로 몰아치고 있는 탓일까? 전국 곳곳에서 '안녕하지 못한' 이들의 시위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대표적인 '새누리당의 텃밭'으로 꼽히는 경남 창원시(옛 마산시)도 그 중 하나.

19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창원시에 거주하는 네티즌이 찍어 올린 한 장의 사진이 게시됐다. 경찰의 호위를 받으며 가두행진을 하고 있는 시민들의 모습이었다.

이들은 2명 씩 짝을 이뤄 붉은 현수막을 들고 있다. 현수막에는 공통적으로 '대통령 관권 부정선거 1년'이라는 문구가 있고 그 아래 큰 글씨로 '공약파기! 박근혜 OUT', '안녕하지 못합니다!' 등의 문구가 써 있다.

이날 집회에 참여한 시민들은 경남도내 시민사회단체 등으로 구성된 경남 진보연합의 회원들이다. 이들은 이날 창원시 국립 3·15 민주묘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부정선거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고,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까지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후 마산역까지 행진해 철도노조 파업에 지지를 보내기도 했다.

게시물을 올린 창원 시민은 "현 여당의 텃밭인 이곳에서 박근혜 OUT이라는 팻말을 보다니 신선한 충격"이라면서 "뭔가 큰 변화의 바람이 불어오는 느낌"이라고 심경을 전했다.

대구 여고생의 대자보(좌)와 신도림역 1인 시위 여성(우).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대자보를 들고 거리에서 1인 시위를 계획하거나 행한 이들도 점차 늘고 있다.


대구의 한 17세 여고생은 이날 다른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1인 시위 계획을 알렸다.

이 여고생은 "1인 시위라는 것을 하게 될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지도 못했다"면서 "어쩌면 아무도 봐주지 않을 외침이라지만, 학생이기 전에 국가의 주인이라는 한 마음으로 더 이상은 두고 볼 수가 없는 이 현실에 피켓을 들고 나선다"고 뜻을 밝혔다.

여고생은 "사실 겁이 많이 난다"면서도 "주인된 권리, 민주시민의 권리를 이행하러 간다"고 글을 마무리했다.

앞서 여고생은 재학 중인 학교에 국가기관 대선개입, 공공부문 민영화, 박근혜 정부의 공약폐기 등을 비판하는 대자보를 학교에 붙였으나 1시간 만에 철거됐다.

여고생의 시위는 대구 동성로 대구 백화점 앞에서 19일 오후 6시 45분부터 8시까지 약 1시간 15분 간 진행된다.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퇴근하고 나서 꼭 보러가겠다. 핫팩이라도 사가야 되나?", "너무 멀지만 마음으로라도 응원하겠다", "맛있는 거 사다주고 싶다. 어린 학생이 정말 기특하다" 등의 댓글을 남겨 여고생에게 격려를 보냈다.

같은 날 이 커뮤니티에는 서울 신도림역에서 1인 시위를 한 여성의 후기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직장인인 이 여성은 스케치북에 손수 대자보를 적어 "저는 안녕하지 못하여 1인 시위를 한다"라고 밝혔다.

그는 역 출입구에 서서 '공공부문 민영화 반대', '국가기관의 개입한 불법 대선 무효' 등을 주장하며 박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했다.

여성은 오후 12시 22분부터 1시 22분까지 회사 점심시간을 이용해 1시간 동안 시위를 했다. 거리를 지나던 몇몇 시민들이 따뜻한 커피와 간식을 주며 응원을 보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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