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2년 여중생 사망사건 이후 한겨울 집회로는 최대 규모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은 이날 저녁 6시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철도민영화 저지! 총파업투쟁 승리! 총력 결의대회’를 주최한다.
‘응답하라 1219 촛불’을 기치로 열리는 이날 집회에는 11일째 파업을 이어가고 있는 전국철도노조 조합원과 시민사회단체, 정당 등 각계각층에서 2만명 이상이 참석할 것으로 주최 측은 내다봤다.
집회 참여 인원을 보수적으로 추산하는 경찰도 1만명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했다.
저녁 7시부터는 같은 장소에서 ‘국가정보원 정치공작 대선개입 시민사회 시국회의’가 주최하는 범국민대회가 이어진다.
집회를 주최하는 단체가 다르긴 하지만 참석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철도 민영화 저지’와 ‘부정선거 규탄’ 등 집회의 요구사항이 박 대통령에게 책임을 묻는다는 점에서는 맥락을 같이 하기 때문이다.
경찰 역시 오후 7시 집회에는 1만3000명이 참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처럼 한겨울로 접어드는 12월에 서울 도심에서 1만명 이상이 참여하는 대규모 집회가 열리는 것은 지난 2002년 이후 처음이다.
당시 미군 장갑차에 의한 여중생 사망사건은 월드컵 열풍으로 관심을 얻지 못하다가 제16대 대선 때문에 12월 들어 뜨거운 촛불의 열기로 이어졌다.
주말마다 광화문 미국 대사관 앞과 서울광장에서 대규모 집회가 열렸고, 특히 12월 14일에는 경찰 추산 4만여명의 인파가 운집했다.
◈ '흐지부지하던 댓글 정국에 철도노조 파업이 동력 제공'
보통 12월부터 2월까지의 동절기는 시민사회단체와 노동계에서도 집회·시위 개최 자체를 꺼리기 마련이다.
추운 날씨 탓에 집회 참석 인원이 많지 않고, 연말연시 기획보도나 한파 중계에 집중하는 언론 역시 집회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하물며 이날은 오후 5시 현재 서울의 기온이 영하 3.7도로 이날 최저기온을 기록하고 있다. 시간이 갈수록 기온이 떨어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대규모 집회는 매우 이례적이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들은 흐지부지하던 댓글 정국에 철도노조의 파업이 동력을 제공하면서 추운 날씨에도 시민들이 거리에 나서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 대학생의 도발적인 물음으로 시작된 ‘안녕들 하십니까’ 신드롬도 결국 철도노조 파업으로 인해 촉발됐으며 전선의 외연이 확장되고 있다는 것.
안진걸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은 “박 대통령이 갈등을 통합하지 못하고 아예 소통을 하지 않으려고 하니 각계각층의 다양한 반발이 터져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안 처장은 특히 “2002년 여중생 사망사건 이후 한겨울에 집회 참석 인원을 1만명으로 잡은 것은 처음”이라면서 “그만큼 지난 10년 이래 가장 파급력이 큰 상황이고 내년까지도 이런 분위기가 계속 이어질 것 같다”고 예상했다.
김삼수 경제정의실천연합 정치입법팀장도 “국정원 대선개입이나 철도·의료 민영화 같은 이슈는 국정운영 전반에 대한 문제를 지적하며 같이 풀어야 할 숙제”라며 “별개의 사안처럼 보이지만 결국은 박 대통령 국정운영 리더십의 문제로 귀결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