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우리 대한민국은 큰 틀에서 '안녕하지 못한 사회'로 규정돼 가고 있습니다.
오늘이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에서 당선된 지 딱 1년 된 날인데, 우리 사회가 안녕치 못한 건 지난 1년이 대선 불복과 종북 논란, 댓글 정국 등으로 우리 사회가 만신창이가 됐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고착된 이념 논쟁으로 국민통합은 멀어지고, 경제민주화와 복지는 크게 후퇴했으며 '소통과 원칙'은 '불통과 불신'으로 받아들여져 국민 신뢰를 받기엔 힘이 부족했습니다.
중요한 건 미래에 대한 낙관과 확신마저 사라지면 안 된다는 건데, 오늘이 지난 1년을 곰곰이 반추해 보는 계기가 되길 기대해 봅니다.
<오늘의 주요 뉴습니다>
▶ 미국 중앙은행이 내년부터 양적완화 규모를 100억 달러 축소하기로 결정했습니다.
▶ 철도노조가 오늘까지 업무에 복귀하라는 최후통첩에 맞서 대규모 2차 상경 투쟁을 벌이기로 했습니다.
▶ 재계가 대법원의 통상임금 판결이 나오자 긴장 속에 내년 임금협상 대비책 마련에 본격 나서고 있습니다.
▶ 국가정보원 대선ㆍ정치개입 특별수사팀장을 맡았던 윤석열 여주지청장이 한 달 정직 처분을 받았습니다.
▶ 오늘 기온이 다시 뚝 떨어져 추워졌습니다. 전국 곳곳에 눈발이 날리고 있습니다.
<미국, 양적완화 축소로 돈줄 죄기>
▶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가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며 제3차 양적완화 정책을 축소하는 등 돈줄을 죄기 시작했습니다.
내년 1월부터 양적완화 규모가 100억 달러 축소됩니다.
워싱턴에서 이기범 특파원의 보돕니다.
= 2009년 금융위기 이후 시장에 돈을 풀어 경기를 살리겠다는 미국 정부의 입장이 점차 바뀌고 있습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준은 오늘 제3차 양적완화 정책을 축소하기로 전격 결정했습니다.
매달 850억 달러어치의 채권을 사들이던 것을 내년 1월부터는 750억 달러어치만 사들이겠다는 겁니다.
종전보다 시장에 100억 달러 만큼의 돈이 덜 풀리는 셈입니다.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은 양적완화 정책으로 경제와 노동시장이 개선된 만큼 정책을 축소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결정은 예산 정쟁에도 불구하고 경제가 지속적이고 완만하게 개선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겁니다"
버냉키 의장은 또 "향후 회의에서 추가 축소할 수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실업률이 6.5% 이하로 떨어지고 물가상승률이 2.5% 아래로 유지될 때까지 현재의 '제로 금리'는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습니다.
애초 내년 초쯤 양적완화 정책을 축소할 것으로 보였던 연준이 연말 축소를 결정한 것은 경기호조 외에도 4년 넘게 지속돼온 양적완화 정책의 부작용도 우려했기 때문입니다.
한편, 뉴욕증시는 양적완화 정책의 축소에도 그동안의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는 점에서 상승 마감했습니다.
<코레일, 철도노조에 최후통첩 "오늘 오전 9시까지 복귀!">
김연지 기잡니다.
= 오늘로 철도 파업이 11일째로 접어든 가운데 코레일은 파업 참가자들에게 오늘 아침 9시까지 업무 복귀 명령을 내렸습니다.
사실상 최후통첩입니다.
어제 노조 집행부 145명 징계 절차에 착수한 데 이어 노조에 대한 압박 수위를 한층 높인 겁니다.
앞서 검찰과 경찰은 지난 16일 체포영장이 발부된 김명환 노조위원장 등 집행부 10명 검거에 나서는 한편, 어제 추가로 청구한 파업 주동자 18명 가운데 영장이 발부된 11명의 소재를 파악하고 있습니다.
정부도 여론전에 나서며 철도노조를 압박했습니다.
정홍원 국무총리는 대국민담화를 통해 "철도 파업은 불법 파업으로, 법에 따라 엄정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맞서 철도노조는 민주노총과 연대해 오늘 오후 서울광장에서 대규모 상경 투쟁을 열 계획입니다.
민주노총 산하 화물 연대도 오늘부터 철도 화물의 차량 운송을 전면 거부하겠다고 선언하면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대법원 통상임금 판결 기업 대응 백태>
그렇지만 당장 연말과 연초 지급할 특별상여금 처리를 고민하고 내년 임금협상 대비책 마련에 나서는 등 긴장 속에 움직이고 있습니다.
이용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업들의 입장을 먼저 내놓은 쪽은 전국경제인연합회입니다.
투자나 고용이 줄 거라는 게 골잡니다.
전경련 산하 연구원 변양규 실장입니다.
"이번 판결로 노동비용이 급증해 투자와 고용이 위축될 우려가 크다는 점이고 이에 따라 일자리 창출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앞으로 임단협 현장에서 큰 혼란이 일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형준 정책본부장입니다.
"앞으로 더 이상 다툼이 없도록 통상임금의 정확한 규정과 범위를 법령에 넣어야 한다"
개별기업들은 일단 겉으로는 의연한 분위기지만, 이번 판결로 야기될 앞일을 걱정하고 있습니다.
삼성그룹은 당장 반기 목표 인센티브나 초과이익분배금, 신경영 20주년 성과급을 어떻게 처리할지 고민에 들어갔습니다.
계열사별로 임금체계를 분석한 뒤 조정에 들어갈 계획입니다.
현대차그룹은 각 계열사에서 엄청난 충돌이 벌어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번 판결로 비용 부담이 늘게 된 기업으로서는 자구책을 임단협에 넣으려 할 것이고 이 과정에서 충돌이 불가피하다는 겁니다.
이렇게 기업들은 대법원의 통상임금 판결의 파급 효과를 분석하고 대응책을 마련하는 데 고심하고 있습니다.
<오늘 이 뉴스를 주목하라! '포커스 뉴스'>
오늘의 핵심 이슈를 짚어보는 포커스 뉴습니다.
조백근 대기자 자리했습니다.
▶ 이석채 전 KT 회장이 오늘 검찰에 소환되지요?
= 오전 10시에 피고발인 신분으로 불려 나옵니다.
조사받을 내용은 횡령과 배임, 두 가집니다.
횡령 부분은 '임직원들에게 상여금을 부풀려 지급한 뒤 되돌려 받는 방법으로 수십억 원의 비자금을 조성했느냐'는 것이고, 배임은 '사옥을 헐값에 매각하고 무리한 사업 추진으로 회사에 수백억 원의 손해를 끼쳤느냐'는 것입니다.
이미 세 번이나 KT 사옥과 임직원 사무실 압수수색을 벌이고 자금 흐름까지 샅샅이 훑은 검찰은 임원들 조사에서 이 전 회장의 배임 혐의 일부를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우리는 1급수에서만 사는 물고기"라며 혐의를 전면 부인한 바 있는 이 전 회장이 과연 검찰의 칼날을 피해갈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 조석래 효성 회장 구속영장은 밤사이에 기각됐죠?
= 자정 넘어 기각됐습니다.
기각 이유는 주요 범죄 혐의에 관한 소명 정도와 피의자의 연령, 병력 등을 고려하면 구속의 필요성이나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것이었습니다.
검찰청사에서 영장실질심사 결과를 기다리던 조 회장은 오늘 0시 55분쯤 심경을 묻는 기자들에게 "죄송하다"고 답하며 안도하는 모습으로 돌아갔습니다.
검찰이 추산한 조회장의 탈세액은 1,000억 원이 넘고 배임ㆍ횡령 액수는 800억 원대에 달하는 등 전체 범죄 규모는 2,000억 원 안팎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군 사이버사령부 수사 결과는 오늘 어떻게 나올 것 같습니까?
= 사이버사령부 정치 댓글 작성 의혹에 대한 중간 수사결과 발표지만, 속 시원한 설명을 듣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사이버사령부 심리전 부대인 530부대 이 모 단장과 정치 댓글 작성에 개입한 요원 20여 명을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군 검찰에 송치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군 검찰은 앞으로 수사를 더 해서 사이버심리전 요원 중에 형사처벌 대상자와 '기소 유예','무혐의' 처분 대상자를 가려낼 계획입니다.
김관진 국방장관은 어제 국회에서 "수사 결과 발표 후 특검을 피할 수 없을 것"이란 민주당 박범계 의원의 발언을 "공정하고 철저하게 수사했다"고 맞받았습니다.
그런데 이 사건은 두 달의 긴 수사에도 여전히 의혹은 남을 것 같습니다.
전 사이버사령관이었던 연제욱 현 청와대 국방비서관 등 윗선이 개입했는지는 끝내 밝혀내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야당에서 '꼬리 자르기'라는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결국 소리만 요란했지, 사령관의 지휘 책임을 묻는 선에서 수사는 종결될 것으로 보입니다.
▶ 박근혜 대통령 당선 1주년과 관련한 움직임은 없습니까?
= 박 대통령 스타일답게 '특별하게 소리 내지 않는 1주년'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점심은 새누리당 사무처 직원 등 600여 명과 대규모로, 저녁은 당 대표 등 고위 당직자들과 함께 하는 게 전붑니다.
실제 청와대는 1주년 의미 부여를 경계하는 분위기여서 송년회 내지는 당직자들을 격려하는 정도로 최소화한 느낌입니다.
청와대와 여당은 듣기 싫겠지만, 야당에서는 새 정부 출범 내내 도마 위에 올렸던 '불통'의 키워드로 1주년을 평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 오늘 개성공단에서 회의가 열리죠? 그밖에 다른 뉴스도 전해주시죠.
남북공동위원회 4차 회읜데요.
지난 9월 16일 회의 이후 석 달여 만입니다.
오늘 회의에서는 전자출입시스템 공사가 진행 중인 통행 분야만 진전이 있을 뿐인 통신ㆍ통관 문제 협상에 뭔가 성과가 있을지가 관심 포인트입니다.
오늘 개성공단에는 'G20 서울 콘퍼런스'에 참석 중인 관계자들이 함께 방문해서 기반시설과 입주기업을 둘러볼 예정입니다.
오늘 오전 9시 30분 통계청의 '소비자물가 가중치 개편 결과' 발표도 눈여겨볼 뉴습니다.
그동안 '소비자물가지수가 실생활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는데요.
최근 이슈가 되는 월세 등의 가중치를 높이는 쪽으로 갈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습니다.
<박근혜 정부 1년… 안팎이 다른 박 대통령 스타일>
대선 1주년 기획 마지막 순서로 나라 안과 밖이 달랐던 박 대통령의 스타일을 정재훈 기자가 짚어 봤습니다.
= 박근혜 대통령의 버팀목은 '신뢰'였고 그 핵심은 '소통과 원칙'입니다.
그러나 이 두 요소의 적용 방식은 나라 안과 밖에서 다른 평가를 받았습니다.
외교 무대와 대북 관계에서 박 대통령의 소통과 원칙은 빛을 발했습니다.
외국어 연설과 한복 패션으로 방문하는 나라 국민의 마음을 두드렸습니다.
악화 일로로 치닫던 대북관계도 원칙으로 돌파해 개성공단 정상화를 이끌어냈습니다.
하지만 국내는 달랐습니다.
국가기관 대선 개입과 NLL 대화록 사태 등 혼돈의 정국 속에서 박 대통령은 "나와는 무관한 일"이라며 '특검 불가' 등 입장을 고수했고 야당은 이를 불통으로 받아들였습니다.
네 차례의 국회 방문은 정국을 더욱 꼬이게 했고 여당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기초연금 등 공약 후퇴는 대국민 사과까지 불러오며 원칙에도 상처를 입었습니다.
여기에 믿었던 외교와 대북 문제도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북한 장성택 처형 등으로 불안한 모습입니다.
60%대에서 50%대로 내려앉은 박 대통령의 지지율.
소통과 원칙의 방법론을 되짚어 봐야 할 시점입니다.
<외국인 노동자의 코리안 드림, 카지노에 물거품>
CBS 집중기획 '도박공화국', 오늘은 그 네 번째 순서로 외국인 노동자들의 카지노 이용 실태를 김지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서울 남산 위 한 호텔의 외국인 카지노 앞.
평일 낮이지만, 이곳 앞에 잠시만 서 있으면 외국인 노동자들을 쉽게 만나볼 수 있습니다.
쉬는 날이면 경기도 등지에서 서울역행 기차를 타고 남산으로 향하는 언덕을 올라 카지노를 찾는 겁니다.
건설현장에서 일하면 하루 10만 원 정도를 받지만, 한 번 카지노에 올 때면 이삼일 치 일당을 씁니다.
하지만 재미 삼아 왔다는 외국인 노동자들도 카지노의 중독성이 무섭다고 경고합니다.
건설 노동자로 일하는 중국 출신 노 모 씨는 지난여름 카지노에서 바카라 게임을 하다가 사흘 만에 모아둔 돈 4,000만 원을 모두 잃었습니다.
노 씨는 그러나 지금도 그때 잃은 돈을 만회하겠다는 일념으로 쌈짓돈만 생기면 카지노를 찾고 있습니다.
'코리안 드림'을 품에 안고 한국을 찾은 외국인 노동자들.
고국의 사랑하는 가족들과 함께 꾸었을 그 꿈은 그러나 도박 중독의 늪에서 물거품이 되고 말았습니다.
<신문으로 보는 세상, '아침 신문 읽기' 이희진 기잡니다.>
▶ 박근혜 정권의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는 게 '불통'인데, 앞으로 더 심해질 것 같네요.
= 불통이 "자랑스럽다"고 하는 판이니 개선될 리가 만무하겠죠.
오늘이 18대 대선이 치러진 지 꼭 1년 되는 날입니다.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이 어제 박근혜 대통령 당선 1년을 자평했는데 불통 문제와 관련해 그야말로 '확 깨는' 발언을 쏟아냈습니다.
오늘 아침 신문 관련 기사 제목을 보면 불통 지적을 대하는 청와대 입장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 억울하다 이겁니까?
= 조선일보 기사 제목인데 <이정현 홍보수석 "가장 억울한 게 不通 비판">입니다.
중앙일보는 <"저항세력과의 불통은 자랑스러운 불통">을 제목으로 뽑았고요.
경향신문 제목은 <"저항에 안 굽히는 게 불통이라면 5년 내내 듣겠다">입니다.
결국, 박근혜 정권에 불통은 없으며 불통 문제 제기는 저항세력에 의한 것으로, 앞으로도 이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거죠.
남들은 다 문제라는데 청와대는 자랑스럽다는 불통이 박근혜 정권 내내 계속될 모양입니다.
▶ 이런 가운데 여야 정치권에서 독일 메르켈 총리가 새삼 주목을 받는군요.
= 경향신문 6면에 <"박 대통령, 메르켈의 길 가세요">라는 기사가 있습니다.
여야가 대선 1년을 맞아 대통령에 '따뜻한 통합정치'를 주문했다는 내용입니다.
새누리당 7선 중진 정몽준 의원은 "메르켈 총리가 연정 상대인 사민당에 경제부총리를 포함해 장관 여섯 자리를 주고, 정치적 경쟁자를 국방장관에 임명했다"며 "우리도 국민통합을 위해 열심히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민주당에서는 "한국 정치 현실을 바라보면 메르켈 총리의 포용과 상생의 리더십이 부럽기만 하다"는 논평이 나왔습니다.
박 대통령은 자서전에 "메르켈 총리와 마음이 잘 통하는 것 같다"고 적었다는데 여야가 모두 칭송하는 메르켈의 정치적 리더십 박 대통령에게서도 보이길 기대합니다.
▶ 동아일보 왜 이러는 거죠?
= 연이틀 오보 행진입니다.
어제는 "서울지하철 노조가 파업에 들어갔다"는 대형 오보를 1면에 실었는데요.
오늘은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 검찰 수사 외압 의혹을 폭로한 윤석열 여주지청장 징계와 관련해 오보를 냈습니다.
검사징계위원회가 어제 격론 끝에 정직 1개월을 결정했는데 동아일보는 "징계위가 결론은 내지 못했다"고 보도한 겁니다.
요즘 동아일보에 무슨 일이 있는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