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예산안에 최종 서명만 하면 미국 정치권은 수년간 반복해온 연말 예산 전쟁을 피하고 연방정부의 2차 셧다운(부분 업무정지)도 면하게 된다.
상원은 이날 공화·민주 양당 협상팀이 초당적으로 마련한 2년짜리 회계연도 예산안을 표결에 부쳐 찬성 64표, 반대 36표로 가결처리했다.
앞서 하원은 지난 12일 전체회의에서 폴 라이언(공화·위스콘신) 하원 예산위원장과 패티 머레이(민주·워싱턴) 상원 예산위원장이 마련한 2014회계연도(올해 10월∼내년 9월) 및 2015회계연도(내년 10월∼2015년 9월) 예산 합의안을 찬성 332표, 반대 94표의 압도적인 표차로 통과시켰다.
이날 통과한 예산안은 연방정부 지출 한도를 2014회계연도에 1조120억달러, 2015회계연도에 1조140억달러로 각각 제한하되 시퀘스터(예산 자동 삭감) 규모를 연간 1천100억달러에서 630억달러 줄인 게 골자다.
대신 다른 부문의 예산을 대폭 깎아 재정 적자를 연간 230억달러 감축할 수 있게 했다.
미국 정치권은 2014회계연도 개시 직전까지 예산안 협상에 실패하면서 열엿새간 연방정부가 셧다운되는 사태를 겪었으며 우여곡절 끝에 내년 1월 15일까지 한시 적용되는 임시 예산안에 합의한 바 있다.
따라서 이번 2년짜리 예산안이 상원까지 통과해 발효하면 2015회계연도가 끝나는 2015년 9월 말까지는 연방정부 셧다운은 재발하지 않는다.
오바마 대통령도 이번 합의안을 지지한다면서 의회에서 통과돼 넘어온다면 즉시 서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로써 미국 정치권발 불확실성은 한층 해소됐지만, 미국 의회와 백악관은 내년 초 연방정부의 부채 한도를 재조정해야 하는 숙제도 안고 있다.
미국 정치권이 지난 10월 부채 한도가 법정 상한에 달해 국가 디폴트(채무불이행) 직전까지 가자 한도를 늘리지 않은 채 긴급 조치를 통해 내년 2월 7일까지 빚을 끌어다 쓸 수 있게 땜질 처방을 해놨기 때문이다.
미국 의회가 내년 초 개회 직후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미국은 또 사상 초유의 국가 부도 위기에 몰리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