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원, '삼성맨' 영입한다고 '삼성'되나?

"시스템적으로 투명성 보장해야"

자료사진(노컷뉴스)
한국수력원자력이 원전본부장에 삼성 출신 인사를 영입하는 등 경영 쇄신안을 발표했다.

내년까지는 본사 간부와 외부인사 비중을 절반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한수원은 18일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3대 경영혁신' 계획을 발표했다.

한수원은 특히, 본사 처장과 실장 등 간부 31명 가운데 절반을 외부 인사로 채워 이른바 '순혈주의'를 없애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한수원은 7개 직위에 대한 사내외 공모를 통해 손병복 전 삼성엔지니어링 부사장을 원전본부장에 임명하고 박찬희 전 스타벅스코리아 홍보·사회공헌 수석을 홍보실장에 선임하는 등 5명을 추가로 영입했다.

또 원전 부품 구입 과정에서 비리를 막기 위해 구매사업단이 원가를 조사하고 협력사를 직접 관리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원전 설비의 안전관리를 맡는 엔지니어링 본부를 신설하고, 기존 270여 명의 발전소 정비, 관리 인력 외에 219명의 본부 인력을 추가로 현장에 배치하기로 했다.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을 역임한 조석 한수원 사장은 "내년은 원전 비리가 없고 안전성이 신뢰받는 원년으로 삼겠다"며 "이를 위해 경영 혁신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한수원의 이같은 '순혈주의' 혁파 방안은 그동안 원전 비리의 핵심인 '원전마피아'로 지목돼 온 특정학교 출신 등의 인적 구성을 혁신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이러한 '인사' 중심의 개혁안이 원전 비리가 구조적으로 자리잡은 한수원의 실질적인 개혁을 가져올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된다.

탈핵법률가모임 해바라기 대표 김영희 변호사는 "투명성 강화와 제도 개혁 등 시스템적으로 해결해야지 삼성 출신 인사 몇명을 앉히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민주당 박완주 의원은 "외부 인사를 영입한다고 개혁이 되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한수원의 근본적인 문제는 내부 조직이 너무 고여있다는 것"이라며 "오히려 조직 내부에 신선하게 외부 인사들을 도입해 조직 문화를 바꾸는 것도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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