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신동혁, 방북 로드먼에 "김정은 일깨워달라"

WP 기고한 편지서 "북한 독재 실상도 생각해야"

"당신이 독재자와 재미있는 시간을 가지더라도 그의 가족들이 저질러온 일도 함께 생각해달라. 그리고 김정은이 국민의 울음소리에 귀를 기울이도록 도와달라."


탈북자 신동혁(32) 씨가 세 번째 방북을 앞둔 미국 프로농구(NBA) 스타 출신 데니스 로드먼(52)에게 공개편지를 보내 북한 지도자인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에게 북한의 실상을 일깨워 달라고 호소했다.

신씨는 18일(현지시간) 미국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에 보낸 편지글 형식의 기고문을 통해 로드먼이 김정은과의 '우정'을 북한의 인권을 개선하는 데에 보탬이 되는 방향으로 써 달라고 요청했다.

신씨는 기고문에서 김정은과 비슷한 나이인 자신은 정치범 수용소에서 태어나 어머니 등 숱한 수용자들의 처형을 목격하고 고문과 기아를 견디며 살아왔다고 소개했다.

이어 "로드먼씨가 북한을 방문해 좋은 와인을 마시고 호화로운 파티를 하는 것은 자유지만 독재자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더라도 그의 가족이 저질러온 일을 함께 생각해 달라"면서 장성택 처형과 강제수용소 확대 움직임, 북한 국민 5명 가운데 4명이 굶주리고 있다는 UN 통계 등을 지적했다.

그는 "나는 무엇보다 김정은이 북한 국민의 울음소리에 귀를 기울이기를 바란다"며 "로드먼씨가 김정은과의 우정을 이용해 그가 강제수용소를 폐쇄하고 북한 경제를 살릴 힘이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 달라"고 바랐다.

신씨는 또한 "어떤 독재도 영원히 계속될 수는 없으며 북한에도 언젠가 자유가 찾아올 것"이라며 "로드먼씨가 그런 변화에 일조하기를 바란다. 당신이 독재자와의 우정을 북한 국민과 친구가 되는 데에도 써주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북한 정치범 수용소에서 태어나 탈출한 유일한 인물로 알려진 신씨는 24세 때인 2005년 탈북했다.

지난해 미국 워싱턴포스트 동아시아 특파원을 지낸 블레인 하든이 신씨의 이야기를 담은 책 '14호 수용소 탈출'을 펴내면서 신씨는 국제사회의 큰 관심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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