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하버드대 폭발물 거짓신고 한인 학생 소행(종합)

"기말시험 피하려"…유죄 인정되면 최장 5년 실형

미국 하버드대의 폭발물 설치 소동은 한인인 2학년 학생 김 모(20) 씨의 거짓 신고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김 씨는 기말고사를 치르기 싫다는 단순한 이유로 학교 안에 폭발물이 숨겨져 있다는 이메일을 보낸 것으로 조사돼 충격을 주고 있다.

AF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 연방수사국(FBI)은 익명으로 전달된 이메일을 추적해 김 씨를 기숙사에서 붙잡았으며 기말고사를 안 보고 싶은 마음에 폭발물 협박 메일을 썼다는 진술을 받았다.

김 씨는 폭발물 허위 신고를 한 혐의로 기소돼 18일(현지시간) 보스턴 연방법원에 출석한다. 유죄가 인정되면 김 씨는 최장 5년의 실형과 3년의 보호관찰을 받게 되고 25만 달러(약 2억6천만원)의 벌금도 내게 된다.


하버드대 학보에 따르면 서울 출신인 김 씨는 워싱턴의 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지난해 대학에 입학해 심리학을 전공했다. 2009년 김 씨는 미국평화연구소(USIP)가 주최한 에세이 대회에서 워싱턴주 대상을 받기도 했다.

지난해 김 씨와 같은 기숙사에서 생활한 에드워드 조 씨는 학보에 "어쨌든 시험을 잘 봤을 친구인데 그렇게까지 했다니 매우 놀랐다"고 말했다.

조 씨는 김 씨와 꽤 좋은 친구 사이라면서 김 씨에 대해 "선천적으로 명석하고 지난해 학업도 잘해냈다. 나를 포함해 많은 사람들에게 힘을 주는 좋은 친구"라고 설명했다.

하버드대 홈페이지에는 김 씨가 부전공으로 일본어를 공부하고 있고 댄스 동아리에서 활동하는 것으로 소개돼 있다.

자유시간엔 당구를 치거나 무서운 컬트영화를 보고 애완견과 놀아준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인 링크트인에 김 씨가 올려둔 소개를 보면 김 씨는 '하버드 인터내셔널 리뷰'와 '하버드 인디펜던트' 등 학내 매체에 소속돼 있으며 자선 패션쇼 모임인 '엘레간자'에도 관여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해왔다.

김 씨는 지난 16일 오전 8시30분 기숙사와 강의실이 포함된 4개 건물에 폭발물인 유산탄이 설치돼 있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학교 경찰과 학보, 교직원 2명에게 보냈다.

'캠퍼스에 폭발물이 설치됐다'란 제목의 이메일에는 '4개 건물 중 2개에 설치돼 있다. 정확하게 맞춰라. 빨리 움직이지 않으면 곧 폭발할 것'이라고 적혀 있었다.

김 씨는 추적을 피하기 위해 익명으로 임시 이메일을 보낼 수 있게 해주는 서비스와 익명의 IP주소를 배정해주는 서비스를 사용했다.

30분 뒤인 오전 9시에는 김 씨의 기말고사가 예정돼 있었다. 즉각 소개령이 내려지고 대대적 경찰 병력이 수색에 나섬에 따라 김 씨는 강의실에 출석만 하고 시험을 보지 않을 수 있었다.

수색 끝에 폭발물이 발견되지 않자 하버드대는 약 7시간 만에 다시 교정을 개방하고 업무를 정상화했다.

하버드대 교정이 있는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는 올해 4월 마라톤 대회 테러가 일어난 보스턴 시내에서 차로 10여 분 거리다. 보스턴 주변 지역의 건물들은 4월 테러 이후 폭발물 위협에 대해 경계를 대폭 강화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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