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모자 살인사건' 국민참여재판…피고인 일부 진술 번복

'인천 모자(母子) 살인사건'의 피고인이 국민참여재판에서 수사기관에서 말한 진술 내용을 일부 번복했다.

18일 인천지방법원 형사13부(김상동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된 A(29) 씨에 대한 국민참여재판에서 A 씨는 경찰과 검찰 조사과정에서 진술한 일부 내용을 뒤집었다.

A 씨는 "(경찰 조사) 당시에는 모든 걸 제가 했다고 말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부인과의 구체적인 범행 사실을 털어놨다.

A 씨는 '어머니 B(58) 씨의 시신을 강원도 정선에 유기할 때 차량에서 유기 장소까지 혼자 시신을 옮겼느냐'는 검사의 질문에 "아니오"라고 대답했다.


재차 이어진 "아내와 같이 옮겼느냐"는 질문에는 "네"라고 짧게 말했다.

A 씨는 경찰 조사 때와 검찰에 송치된 이후 구속 기소 전까지 "아내는 수면제를 먹고 차에서 자고 있었다"며 시신 유기는 단독 범행이라고 진술한 바 있다.

검찰 조사에서 A 씨는 "어머니를 살해한 뒤 집에서 아내와 통화했다"고 말했지만, 이날 법정에서는 "담배를 피기 위해 집 밖으로 나와 아내와 휴대전화로 통화했다"고 진술했다.

범행 당시 아내와 통화한 구체적인 상황에 대한 진술도 번복한 것이다.

'왜 법정에서 일부 진술을 바꾸느냐'는 검사의 질문에 A 씨는 "검찰 조사 당시에는 아내가 자살을 했다는 것을 알게 된 이후여서 제가 어떻게 되든 상관없다는 생각에…"라고 말했다.

범행 동기를 묻는 질문에는 "아내와 사이가 좋지 않던 어머니가 '이혼한 이후에도 다시는 찾아오지 말라'고 말하자 저를 가족으로 인정하지 않고 버렸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고 대답했다.

이날 재판에는 A 씨의 처남과 이모가 변호인 측 증인으로 법정에 나와 신문 받았다.

A 씨의 처남은 "매제와 취미가 비슷해 가깝게 지냈다"며 "장인과 장모에게도 잘하고 남한테 피해 주지 않는 성격이었다"고 진술했다.

A 씨의 이모도 "조카가 저지른 범행의 잔인한 수법은 이해할 수 없지만, 아내와 어머니 사이에 낀 힘든 상황으로 인해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 아니었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이날 오후 피고인 최후 진술과 검찰 구형이 끝난 뒤 배심원 평결을 참고해 선고를 내릴 예정이다.

한편 A 씨는 모친의 재산을 상속받기 위해 지난 8월 13일 인천시 남구 용현동 어머니 B 씨 집에서 B 씨와 형(32)을 각각 목졸라 숨지게 한 뒤 아내 C 씨와 함께 강원도 정선과 경북 울진에 각각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A 씨 아내 C 씨는 경찰에 시신을 유기한 장소를 지목한 뒤 공범으로 몰리자 지난 9월 26일 억울함을 호소하는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자택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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