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진시험 문제를 유출한 혐의로 경찰에 구속된 충남본부 소속 직원과 시험을 위탁받아 문제를 제출한 외부 기관과의 연결 고리가 의심되는 정황이 속속 포착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 외부 기관은 농어촌공사 외에도 다수의 공사의 승진시험 문제 등을 위탁받아 출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번 승진시험 비리가 단순 농어촌공사만의 문제가 아닐 것이라는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18일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충남지방경찰청에 따르면 농어촌공사가 외부 기관에 위탁해 치른 승진시험 문제 유출은 문제를 낸 것으로 알려진 이 외부 기관의 산하 A 개발원의 문제 출제시기와 겹치고 있다.
다른 승진시험과 달리 A 개발원이 문제를 냈을 때만 유출이 이뤄졌다는 뜻이다.
A 개발원은 지난 2003년부터 10여 차례에 걸쳐 농어촌공사 승진시험 문제를 출제했고 모두 5~6번에 걸쳐 문제 유출이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A 개발원은 농어촌공사뿐만 아니라 전국 공공기관의 직원 승진이나 공채 등을 위한 시험문제 출제 전문기관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이번에 문제가 되고 있는 승진시험 비리가 다른 공공기관에서도 이뤄졌을 수도 있다는 뜻이다.
경찰이 현재 집중적으로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도 이 부분으로 만약 이 같은 비리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그 파장은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이와 함께 돈을 받고 문제를 유출한 혐의로 구속된 농어촌공사 충남본부 직원 윤모(52) 씨 등 2명이 얼마나 많은 직원들에게 돈을 받고 문제를 넘겨줬는지도 경찰 수사 대상이다.
윤 씨에게 돈을 주고 문제를 받아 시험을 본 농어촌공사 직원은 수십 명에 달하고 이들이 속한 지역본부도 충남·북을 비롯해 전국 각지에 퍼져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농어촌공사 승진시험이 전국 공통으로 출제된다는 점은 전국 지역본부에서 문제 유출이 이뤄졌을 가능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경찰은 문제유출 기간 승진시험에 응시해 합격한 농어촌공사 관계자들을 소환하는 한편 오간 돈의 규모를 파악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가 아직 진행 중이므로 정확한 내용은 말해줄 수 없지만, 유출 경위 전반과 오간 금품, 유출 대상 등을 광범위하게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