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 표지 프란치스코 교황 '초상화' 화제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이 교황 프란치스코(76)를 '올해의 인물'로 선정·발표한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표지에 실린 교황 초상화에 대한 관심은 점점 더 고조되고 있다.

17일(현지시간) 시카고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 초상화는 시카고의 극사실주의 캐리커처 전문 화가 제이슨 사일러(36)가 그렸다.

사일러는 앞서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비밀 감시 프로그램을 폭로한 에드워드 스노든(30)의 초상화를 타임지에 그린 인연으로 프란치스코 교황 초상화를 그리게 됐다. 스노든은 타임이 선정한 '올해의 인물' 최종 후보에까지 올랐다.

그는 "타임 관계자들이 스노든 초상화에 큰 만족감을 표하면서 프란치스코의 초상화도 그릴 수 있는지를 물어왔다"며 "마침 최근에 독일 시사잡지 '스피겔' 표지에 실린 교황 초상화를 그렸다. 기꺼이 요청에 응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이 그린 그림이 타임 '표지 장식'에 쓰일 줄은 표지가 언론에 공개되기 하루 전날까지도 몰랐다.

사일러는 유화와 아크릴화를 주로 그리는 화가지만 이번 교황의 초상화는 21인치 LCD 화면에 디지털 페인팅 기법으로 제작했으며 완성까지는 총 70시간이 소요됐다.

그는 "프란치스코 교황으로부터 '진실되고 인정많은 영적 지도자'라는 인상을 받았다. 이 느낌을 그대로 전달하고 싶었다"며 "가톨릭 신자는 아니지만 교황에 대해 큰 존경심을 갖고 있다. 교황의 인품과 실재를 초상화에 담는 것이 내 목표였다"고 밝혔다.

사일러는 그림을 그리기 전 가능한 한 많은 참고자료를 모았고 유튜브 비디오도 봤다고 소개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 3월 선출된 후 엄청난 양의 사진이 쏟아졌지만 사일러는 "내가 묘사하고 싶은 교황의 모습에 잘 맞는 사진을 찾는 것은 쉽지 않았다"며 "타임측이 제공한 사진 그대로가 아니라 얼굴을 부분적으로 보완하는 방법을 선택했다"고 털어놓았다.

사일러는 교황의 입과 눈을 그리는데 가장 많은 시간을 쏟아부었다.

그는 "처음에 이를 내놓고 웃는 모습으로 그렸다가 다시 입을 다문 모습으로 수정했고 눈은 인자한 웃음을 띄도록 하기 위해 눈가 잔주름을 이용했다"고 설명했다.

위스콘신주 그린베이에서 태어난 사일러는 시카고에 있는 아메리칸예술아카데미에서 2년 과정으로 정통 화법을 공부했고 디지털 페인팅은 스스로 익혔다.

그는 음악전문잡지 '빌보드', '롤링스톤', 시사문화잡지 '뉴요커', 일간지 뉴욕타임스, 경제주간지 '비즈니스위크' 등에 삽화와 캐리커처 등을 그렸다.

하지만 사일러가 타임지 '올해의 인물' 초상화를 그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타임 표지에는 대부분 사진이 쓰이기 때문에 얼마 되지 않는 화가들만 누릴 수 있는 특권이다. 내가 느끼는 영광스러움은 이루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게다가 다른 사람이 아닌 교황이다. 교황이 '올해의 인물'로 선정돼 타임 표지에 실린 것은 1994년 이후 처음"이라고 강조했다.

타임 '올해의 인물'이 발표된 후 사일러는 엄청난 반응을 실감하고 있다. 그는 "편지가 쌓이고 TV와 잡지 인터뷰 요청도 쇄도하고 있다"며 "프란시스코 교황도 내가 그린 초상화를 봤기를, 내 그림을 좋아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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