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치 여사는 지난 15일 양곤 북쪽의 타라와디에서 3만명의 군중을 상대로 연설하며 "일방에 부당한 이익을 주도록 정해진 경쟁에 참여해서는 안 된다"면서 이같이 말한 것으로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7일 현지 언론을 인용해 보도했다.
수치 여사는 또 "도덕적 위엄을 갖춘" 정치인들이라면 선거에 참여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미얀마 군부 정권 시절이던 2008년 제정된 현행 헌법은 외국인과 결혼한 경우 대선 출마를 금지하고 있으며 영국인과 결혼한 수치 여사는 영국 국적의 아들 2명을 두고 있다.
현행 헌법은 또 군부에 의회 의석 25%를 우선 할당하는 등 과도한 특권을 부여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는데 군부의 동의 없이는 사실상 개헌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수치 여사는 1962년부터 미얀마를 통치해온 군부 정권에 의해 1989년 첫 가택연금 조치를 당하는 등 구금상태로 지내다 2010년 풀려난 바 있다.
수치 여사의 이 발언에 대해 NLD의 니안 윈 대변인은 현재로선 NLD의 총선 참여여부가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수치 여사가 이끄는 NLD는 지난해 4월 보궐선거에서 총 44석 중 43석을 차지하며 압승을 거뒀으며 2015년 총선에서도 강력한 경쟁자로 부상할 전망이다.
미얀마 군부로부터 정권을 이양받은 민간정부는 지난 7월 109명으로 구성된 헌법개정공동위원회를 설치했으며 위원회는 내년 1월말까지 헌법 개정 권고안을 공개할 예정이다.
그러나 수치 여사의 일부 측근들은 헌법 개정 과정이 지연되거나 헌법 개정 권고안이 모호해 수치 여사의 선거유세 계획에 차질을 빚을 수 있으며 수치 여사의 출마가 막힐 경우 대안 모색 노력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NLD측에서는 의회 의석수에 비례해 7명 만이 헌법개정공동위원회에 참여하고 있는데 이로 인해 개헌 논의에서 NLD의 목소리가 묻힐 가능성도 우려하는 부분이다.
이에 따라 수치 여사는 헌법개정 논의를 위해 테인 세인 대통령과 투라 슈웨 만 의회 의장및 군부에 4자회담을 제의한 상태에서 전국을 돌며 헌법 개정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군부는 수치 여사의 대통령직 출마 허용여부에 대한 입장은 밝히지 않은 채 현지 언론 인터뷰를 통해 미얀마의 민주화 이행을 지지하며 국민의 뜻을 존중하겠다는 입장 만을 밝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