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쯔이 성 접대설' 보도한 중화권 매체 사과 성명

BBC "보쉰, 美 법원 판결 앞두고 무조건 항복"

미국에 서버를 둔 중화권 매체 보쉰(博迅)은 '중국의 유명 여배우 장쯔이(章子怡)가 성 접대를 했다'고 보도한 데 대해 오보임을 시인하고 '무조건 사과'를 했다고 영국 BBC 방송이 17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보쉰은 최근 영문판 사이트에 발표한 성명에서 "작년 5월 장쯔이가 금전을 대가로 중국의 부호와 고위 관리들을 성 접대했다는 오보를 냈다"면서 "이를 전면 삭제한다"고 밝혔다.

성명은 "익명의 제보자의 제보를 토대로 확인 과정 없이 관련 기사를 작성했고 해당 기사가 출고되기에 앞서 장쯔이에게 해명할 기회도 주지 않았다"면서 "오보로 인해 장쯔이의 명예를 훼손하고 사업상 막대한 손해를 끼친 데 대해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밝혔다.

보쉰의 사과 성명은 '장쯔이 스캔들'을 둘러싼 명예훼손 고소 사건에 대한 미국 연방법원이 판결이 임박한 가운데 나왔다고 BBC는 전했다.

장쯔이의 '성접대 스캔들'은 작년 5월 보쉰의 첫 보도를 계기로 홍콩 빈과일보와 주간지 일주간(壹週刊) 등에 급속히 퍼졌고, 장쯔이는 즉각 관련 매체들을 미국과 홍콩의 법원에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홍콩 법원은 지난달 29일 빈과일보와 일주간을 상대로 한 장쯔이의 고소에 대해 승소 판결을 내렸고, 그는 법원에서 피해보상금 요구 절차를 밟고 있다.


BBC는 보쉰이 미국 법원의 판결이 자사에 불리하게 나올 것으로 판단해 이번 고소 사건에 대한 입장을 완전히 바꾼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보쉰은 작년 6월 장쯔이가 미국 법원에 고소했을 때만 해도 장쯔이를 모독한 적이 없고 관련 보도 내용이 진실이기 때문에 해당 기사들을 삭제할 수 없다고 강경 입장을 보인 바 있다.

보쉰은 당시 장쯔이가 낙마한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시 당 서기의 돈줄 역할을 한 쉬밍(徐明) 다롄스더(大連實德) 그룹 회장으로부터 한 차례 최고 1천만위안(약 18억 5천만 원)을 받는 대가로 10차례 이상 보 전 서기와 성관계를 맺었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또 장쯔이가 과거 10년간 보 전 서기 외에도 두 명의 유력 정치인을 비롯해 쉬밍 회장 등 다수의 정계, 경제계 인사들과 성관계를 맺고 7억위안(약 1천211억 원)을 챙긴 것으로 중국 당국이 파악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보쉰의 보도 이후 빈과일보와 대만 자유시보 등 중화권 매체들은 보쉰을 인용하는 형식으로 장쯔이의 스캔들을 대거 보도했다.

보쉰은 광범위한 중국 내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해 중국 내 권력 이동, 보시라이 사건, 저우융캉(周永康) 전 정치국 상무위원 겸 중앙정법위원회 서기 사건 등에서 특종을 하기도 하지만, 지난 2011년 장쩌민(江澤民) 전 국가주석의 사망 오보 등으로 세계적인 망신을 당하기도 해 세계 주요 언론들은 보쉰 보도를 인용하는 데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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