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평양체육관에서 열린 추모대회에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의 추모사가 길게 낭독됐고, 이어 인민군을 대표해 최룡해 총정치국장의 결의연설, 과학자를 대표해 장철 국가과학원장의 연설, 노동계급을 대표해 현상주 조선직총동맹 중앙위원장의 연설이 진행됐다.
김영남 위원장의 추모사는 김정일 위원장의 '선군정치' 위업을 강조하고, 김정은 제1비서를 결사옹위할 것을 다짐하고 있다.
추모사는 '우리 장군님과 천만군민의 혈연의 억센 유대', '수령영생', '백두에서 뿌리내린 주체혁명의 혈통'을 내세우며 "김정일 동지께서는 주체사상, 선군사상을 전면적으로 체계화시키고 심화 발전시켜 김일성주의를 영원한 생명력을 가진 우리 시대의 완성된 지도사상으로 빛내었고 인민대중의 자주위업 수행의 앞길을 훤히 밝혀주었다"고 언급했다.
이어 "김정은 원수께서는 김일성-김정일주의를 우리 당의 지도사상으로 확고히 틀어쥐고 나가도록 함으로써 혁명의 뇌수, 인류의 태양으로서의 어버이 장군님의 절대적 권위가 끝없이 빛나고 장군님의 성스러운 선군혁명 영도사가 변함없이 흐르게 되었다"고 했다.
추모사는 결말에 이르러 "김정은 동지를 단결의 유일중심, 영도의 유일중심으로 높이 모시고 일편단심 충직하게 받드는 것은 위대한 장군님의 위업을 끝까지 완성하기 위한 근본담보"라며 "당중앙을 목숨으로 옹위하는 견결한 투사가 되어야 하겠다"고 다짐한다.
인민군을 대표한 최룡해 총정치국장은 "우리 인민군대는 최고사령관 동지를 잘 받들어 모셔야 한다고 한 김정일 장군님의 간곡한 유훈을 백두산 총대의 변할 수 없는 최대의 사명으로 간직하고 김정은 동지를 수반으로 하는 당중앙위원회와 금수산태양궁전을 결사보위하겠"고 결의한다.
이어 "우리 혁명무력은 최고사령관 김정은 동지밖에는 그 누구도 모르며, 그 어떤 천지풍파속에서도 오직 최고사령관 동지만을 받들어 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결국 수령은 '사회주의 대가정의 어버이'이기 때문에 백투혈동을 지닌 수령 일가에 대해 전 군민이 선군사상으로 단결해 대를 이어 충성하고 결사보위하자는 것이다.
노동계급을 대표한 현상주 위원장은 "마식령속도 창조의 열풍이 온 나라에 휘몰아치게 하고 건설의 최전성기를 열어놓은 김정은 원수의 위대한 영도의 손길이 어디에나 깃들어 있다"며 "경제강국의 지위에 당당히 올려세우고 인민들을 세상에 부럼없이 잘살게 하겠다는 김정일 위원장의 염원을 현실로 꽃피우겠다고 한, 김정은 원수의 의지를 실현하는데 언제나 선봉에 서겠다"고 결의했다.
과학자 대표 연설에서는 과학기술 강국으로 빛내는데 이바지하겠다고 다짐했다.
대남 ·대미 관계에 대해 최룡해 총치국장은 "지금 우리 공화국을 압살하려는 날강도 미제와 남조선 괴뢰들의 책동은 극히 무모한 단계에 있다"며 "만일 적이 우리 땅에 한점의 불꽃이라도 떨군다면 침략자들을 모조리 쓸어버리고 조국통일의 역사적 위업을 반드시 성취하고야 말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선군정치의 당위성을 대외적 환경 탓으로 돌리며면서 체제 결속을 다지려는 전형적인 대외정책으로 풀이된다.
추모대회 연설은 장성택 숙청 이후 김정은 체제 결속을 위해 오직 수령과 선군사상의 우월성을 선전하는 데 집중됐고, 경제 개선이나 민생문제 개선, 문화생활 향상 등에 대해서는 소홀했다.
경제분야에서 '마식령속도 창조 열풍으로 건설의 최전성기를 열었다'고 하지만, 건설을 하려면 수많은 노력 동원을 하는 상황에서 인민들이 호응보다는 불만이 팽배한 점을 감안할 때, 이 또한 인민들의 여론과는 동떨어진 치적성 사업으로 평가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