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원 끊긴 시리아 반군, 생활고에 내부분열 가속

알카에다로 이탈 대원 속출…"하루 한끼 먹기도 어려워"

시리아 반군 진영이 내분을 거듭하면서 외부 지원이 줄자 대원들이 '생활고'를 견디다 못해 이슬람주의 무장단체로 이탈하고 있다고 미국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CSM)가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SM에 따르면 세속주의 성향의 자유시리아군(FSA) 소속 대원들이 최근 사기 저하로 잇따라 대열에서 빠져나와 알카에다와 연계한 반군 단체 등에 흘러들고 있다.

서방 국가들과 외국 망명세력으로부터 받았던 경제적 지원이 최근 몇 달 사이 눈에 띄게 감소했기 때문이다.


남부 다라 지역에서 450명 정도로 이뤄진 FSA 여단을 지휘하는 아흐마드 알하리리는 "지난 4개월 동안 무기를 지원받지 못했다"며 "무기, 탄약, 식량까지 모든 것이 줄었다"고 호소했다.

그는 "혁명 초기에는 쿠웨이트에 사는 동포들로부터 1∼2개월마다 8만∼10만 달러를 받곤 했다"면서 지금은 병사들이 하루에 한 끼도 먹기 어려운 지경이라고 전했다.

여전히 정부군과 격렬한 교전을 벌이고 있지만, 식량이 충분치 않다는 이유로 병사들에게 휴가를 줘야만 했다고 그는 토로했다.

서방은 그간 시리아 반군 내에서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이 득세하는 현상을 불안한 눈길로 바라봐 왔다.

미국과 영국은 최근 시리아 북부에서 이슬람주의 반군인 '이슬람전선'이 FSA 산하 최고군사위원회(SMC)의 기지와 무기고를 탈취했다는 소식에 이 지역 반군에 대한 비살상 지원을 중단했다.

특히 국제사회의 관심이 다음 달 22일 개최될 '제네바-2 평화회담'으로 집중되면서 FSA에 대한 지원은 끊기다시피 했다고 현지 사령관 등은 전했다.

반면, 알카에다와 연계한 '알누스라전선' 등 이슬람주의 반군은 종교적 대의를 내세워 외국인 전사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 등 걸프국가도 더 무장이 잘된 이들 집단에 돈을 대고 있다.

알하리리가 지휘하는 병사 일부도 이슬람 반군인 '아흐라르 알샴'에 합류하라는 제안을 받았다. 아흐라르 알샴은 이슬람 국가 건설을 목적으로 활동하는 단체다.

그는 "아흐라르 알샴은 그들에게 차량도 내주고 월급도 준다. 병사들에게 한달에 150달러를 주는데 이는 엄청난 액수"라며 "괜찮은 제안"이라고 인정했다.

CSM는 이런 상황을 두고 "외부에서는 시리아 내전을 서방과 아랍권, 이란의 대리전처럼 여기지만 반군 병사들에게 '누구를 위해 싸울 것인가'는 매우 냉엄한 방정식(equation)으로 요약된다"고 지적했다.

알하리리는 "탄약이 떨어지면 우리는 알아사드 정권에 죽임을 당할 게 뻔하다"며 "반군 병사들은 무기가 있는 곳을 따라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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