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히 참석한 박근혜 대통령보다 화제에 오른 이유가 있다.
지난 1999년 LG반도체를 당시 현대전자산업(현 SK하이닉스)에 빅딜을 통해 넘긴 사건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 일에 못내 서운해 했던 구 회장이 그 후 전경련에 발길을 뚝 끊었다가 14년만에 처음으로 모습을 나타낸 것이다.
뜻밖의 출현에 소감을 묻자 “감개무량하다”고 했고 앞으로 전경련 행사에 계속 참석하겠느냐는 질문에는 “예.예”라고 긍정보다는 무슨 말인지 알아들었다는 대답을 남겼다.
전경련 안팎에서는 “당시 전경련이 LG가 반도체 사업을 접어야 한다는 입장에 동조하며 LG그룹에 압력을 가했다는 오해 때문에 구 회장이 전경련에 서운해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발길을 끊은데 대한 이유를 추측했다.
◈ 구 회장 외면, “전경련 달라져야 한다”는 게 정확한 이유
현재의 전경련 역할에 대해 회의감을 넘어 무용론까지 갖고 있는 대기업 회장들이 의외로 많다.
극단적이긴 하지만 전경련이 ‘말로는 국민 운운하면서..’ 운영은 소극적으로 한다며 이럴 바에는 차라리 해체하고 미국의 록펠러 재단 같은 사회공헌에 지대한 역할을 하는 재단 형태로 바꾸는 게 낫다는 지적을 하는 이들도 있다.
구 회장은 "전경련이 우리 경제의 싱크탱크 역할을 하는 생산적인 단체로 변하는게 더 바람직하다"며 전경련 변화론에 동조하는 회장 중 한사람이다.
이날 전경련에 모처럼 모습을 나타낸 것도 LG그룹 본사가 함께 있는 여의도 행사에 박 대통령까지 참석한다고 해서 온 것으로 재계에서는 보고 있다.
이날 행사장에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과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각각 해외체류와 독감을 이유로,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법정구속 상태여서 불참해 구 회장의 참석이 더욱 부각됐다.
전경련을 다시 찾은데 14년 걸린 구 회장이 ‘새 술을 새 부대에 담으라’고 한 박 대통령의 말에 마음을 움직여 새 회관 입주를 계기로 새출발한 전경련 회장단회의에 계속 모습을 비칠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