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46부(배형원 부장판사)는 백학재단이 '야왕' 제작사 베르디미디어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판결했다고 17일 밝혔다.
영안모자 주식회사 백성학(70) 회장은 지난 2008년 백학재단을 설립한 뒤 2009년부터 국내외 소외계층 지원 등 복지사업을 해왔다.
하지만 '야왕'에 등장한 백학재단은 불법 정치자금을 조성하기 위한 비리재단으로 묘사되는 등 부정적인 이미지로 그려졌다.
재단 측은 드라마 방영 중이던 지난 3월 "드라마의 인기와 파급력을 고려할 때 드라마 속 백학재단을 비리재단과 관련있는 것으로 인식하게끔 해 사회적 평가가 저하된다"며 명칭사용을 중지하라고 요청했지만 거절당하자 1억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드라마 전체에서 재단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고, 만화를 원작으로 한 허구임이 방송 전부터 널리 알려져 있었다"면서 "일반 시청자들이 원고 재단을 드라마처럼 비리재단으로 오인할 것이라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어 "드라마 제작자들이 타인의 인격권을 침해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일 의무가 있지만 실제로 동일한 이름의 사람이나 단체가 존재하는지 일일이 조사할 의무를 부과하는 것은 헌법상 예술의 자유를 지나치게 위축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