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을 방문중인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은 16일 하노이에서 팜 빙 밍 외무장관 등 베트남 지도부와 회담한 뒤 남중국해 주변국가의 영유권 수호를 돕는 차원에서 3천250만 달러를 추가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케리 장관은 특히 베트남에만 고속 초계정 5척 등 모두 1천800만 달러를 지원할 방침이라고 공개했다.
이는 최근 베트남과 필리핀 등 동남아 국가들을 끌어들여 중국을 견제하는 포위망을 구축하기 위한 포석이어서 중국 측의 반발이 예상된다.
이번 지원은 특히 최근 중국의 영유권 공세로 긴장 수위가 한층 고조되는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 미국의 역할 확대를 주문한 필리핀 등 주변 국가들의 요구를 전폭 수용한 것으로 관측통들은 보고 있다.
오바마 미 행정부는 아시아 중시정책을 천명한 이래 필리핀을 전초기지로 삼아 아태지역 진출을 적극 모색하는 한편 이들 국가에 대한 군사적 지원을 강화해왔다.
이와 관련해 미 국무부는 동남아 국가 해양전력 증강을 위한 지원규모가 향후 2년 안에 1억5천600만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한 것으로 AP통신이 전했다.
미국은 그동안 남중국해를 둘러싼 중국과 주변국들의 영유권 분쟁과 관련해 제 목소리를 내지 않는다는 입장을 거듭 표명해왔으나 '항행의 자유'가 자국의 국가안보 이익에 부합한다는 점을 강조해왔다.
아울러 미 해군이 남중국해를 통과, 정찰자료를 수집할 권리를 갖고 있음을 확인하고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과 중국 등 남중국해 분쟁 당사자들에 대해서도 한층 구속력 있는 남중국해 행동수칙(COC)을 채택하라는 압력을 가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