松商의 '3전 전략'에 재테크 비법 있다

기성준의 재테크 바이블

돈은 모으는 것보다 지키는 게 더 중요하다. 그래야 미래의 불확실성을 깨버릴 수 있다. 불확실성은 지출관리를 실패할 때 나타나기 때문이다. 개성상인의 '3전錢 전략'을 소개한다. 잘 쓰고(用錢), 잘 모으고(集錢), 잘 지키라(收錢)는 것인데, 결국은 수전이 핵심이다.

요즘 청년은 힘겹다. 대학 졸업반이면 바늘구멍보다 더 뚫기 어렵다는 취업문을 통과해야 해서다. 이런 이유로 윗세대보다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시기가 늦다. 자연히 경제활동을 시작하는 시기도 이르지 않다. 사회인이 되고서야 부모의 경제적 지원에서 벗어나기 때문이다.

새내기 직장인들은 월급 받는 날을 기다린다. 그동안 누리지 못했던 소비를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일부 청년은 이때부터 소비생활의 마력의 빠진다.

하지만 마력도 잠시뿐이다. 이전 세대와 달리 취업의 달콤함을 즐기기도 전에 팍팍한 인생살이가 시작된다. 대학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학자금 대출을 받은 경우라면 대출금을 상환해야 한다. 가뜩이나 취업이 늦어져 결혼자금 등 기반을 닦기가 만만치 않은데 빚부터 갚아야 한다니, 눈앞이 캄캄하다. 이 시기만 잘 견디면 '좋은날'이 오는 것도 아니다. '사오정(40~50대 정년퇴직)' '오륙도(50~60세까지 직장에 남아 있으면 도둑놈)'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 조기 정년퇴직이라는 현실이 새내기 직장인을 기다리고 있다. 취업이라는 큰 산을 하나 넘었더니 인생이란 더 높은 산이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좌절할 필요는 없다. 모름지기 인생은 긴 호흡으로 준비해야 한다. 철저하게 대비한다면 행복한 삶을 누릴 수도 있다. 독일 철학자 괴테는 행복한 인생을 살기 위한 조건으로 세가지를 꼽았다. 첫째는 건강, 둘째는 경제적 여유(돈), 셋째는 희망이다. 그러나 현실은 만만치 않다. 경제적 여유를 상징하는 돈이 전제돼야 건강을 지키고, 미래를 위한 꿈을 꿀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돈을 어떻게 벌고 써야 하는 것일까. 그 해답을 우리의 역사에서 찾을 수 있다. 한국판 유태인이자 한국형 재무관리시스템을 창시한 '개성상인'이다. 돈에 대한 이들의 원칙은 명확하다. 첫째 잘 쓰고(용전用錢), 둘째 잘 모으고(집전集錢), 셋째 잘 지키는 것(수전收錢)이다. 개성상인의 돈에 대한 세가지 원칙은 오늘날 부자들이 지속적으로 부를 창출하는 기본이기도 하다. 사회생활을 시작한 직장인들이 미래의 부자가 되기 위해 개성상인들로부터 배워야 할 점은 무엇인지 살펴보자.
돈에 대한 개성상인의 세가지 원칙

'용전'은 돈을 쓰는 방법을 올바르게 익혀 부자가 되는 것이다. 재무로 따지면 지출관리다. 아무리 많은 돈을 벌어도 지출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한다면 결코 부자가 될 수 없다.


사회 초년생들은 돈을 벌고 사용하기에 앞서 절약하는 습관부터 익혀야 한다. 월급을 쇼핑하는 데 탕진한다거나 회사 동료나 친구들과 술자리를 갖는데 쓰다 보면 사회생활 첫발부터 마이너스로 시작할 공산이 크다. 이런 생활이 습관화 되면 결국 빚에 허덕인다.

실제로 필자와 상담을 갖는 새내기 직장인의 내방 목적은 대부분 하나다. 좋은 금융상품을 소개받는 것이다. 하지만 상담을 하다보면 대부분 수입ㆍ지출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결국 필자는 차선책으로 본인의 상황이나 목적에 맞는 금융상품을 추천한다.

새내기 직장인은 입사 이후 6개월이 중요하다. 이 기간 안에 쇼핑과 지출이 습관으로 굳어버리면 저축은커녕 신용카드 할부와 대출금 상환에 시달리게 된다. 이런 경우 해결방안이 될 수 있는 '지출 통제를 통한 목돈 만들기'를 살펴보자.

'카페라떼 효과'라는 말이 있다. 인터넷 신조어다. 한잔에 약 4000원 하는 커피를 한달(30일) 동안 마시면 12만원이 지출된다. 연간으로 따지면 144만원이다. 이것을 투자했을 때 30년 동안 6%의 기대수익률을 얻을 수 있다고 가정하면 1억3000만원이 된다. 하루 커피 한잔 값만 줄여도 노후준비가 된다는 얘기다. 이렇듯 작은 지출관리가 엄청난 결과를 불러온다는 것을 마음에 새기며 지출을 꼼꼼하게 관리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둘째 법칙은 '집전'이다. 돈을 모아 부자가 된다는 얘기다. 경제활동을 시작하면 많든 적든 누구나 저축을 한다. 이런 점에서 집전은 오늘날 재테크에 해당한다. 하지만 우리가 살고 있는 경제현실은 만만치 않다. 저축을 하더라도 목돈을 만들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부모세대는 은행에 저축만 해도 높은 금리 덕분에 효과를 톡톡히 봤다. 그래서 적금 만기일이면 목돈을 손에 넣을 수 있었다.

지금은 아니다. 저금리인 데다 주변에서는 주식이나 펀드로 돈을 잃었다는 경험담이 쏟아진다. 하지만 실패 원인을 찾아보면 투자상품을 잘못 선택해서가 아니라 목적 없이 막연하게 종잣돈을 만들려고 했기 때문이다. 금융상품을 선택하기 전에 돈의 사용처를 알아보고 시작해야 한다는 얘기다. 새내기 직장인의 경우 종잣돈을 마련하는 목적이 결혼자금 마련인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 결혼자금 마련에 가중치를 두되 인생에 걸쳐 목돈이 필요한 주택구입자금, 자녀교육자금, 노후자금을 위한 금융상품을 함께 준비하는 것이 좋다. 새내기 직장인에게는 필자와 같은 재무전문가를 만나 본인의 수입지출 등을 점검받으며 올바른 재무습관을 갖는 방법과 목적별로 금융상품을 안내받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목돈을 만드는 것은 속도보다 방향성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집전뿐만 아니라 수전에도 집중해야

셋째 원칙은 '수전'이다. 불확실성으로부터 자산을 지킨다는 의미다. 용전을 통해 절약하고, 집전으로 돈을 모았다면 이 돈이 다른 곳으로 새어나가지 않도록 지키는 것이다. 하지만 수전을 행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돈을 모으는 목적이 미래에 쓰기 위한 것이지만, 역설적으로 그 미래가 매우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목적 자체에 리스크(Risk)가 내재됐다는 얘기다.

그렇다고 불확실성에 대한 대안이 없는 것은 아니다. 돈에 관련된 불확실성은 어느 정도 정해져 있다. 이를테면 힘들게 모은 돈을 갑작스런 사고나 질병을 치료하기 위한 비용으로 써야 한다거나 다른 사람에 대한 배상책임이 발생해 돈을 물어줘야 하는 때, 화재 등으로 주택이 손실되는 경우다. 이럴 땐 보험을 통해 불확실성을 어느 정도 제거할 수 있다. 그렇다면 보험으로 해결이 안 되는 불확실성은 무엇일까. 지출관리에 실패한 것이다.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돈을 모으는 집전에만 집중하지 돈을 지키는 수전에는 소홀하다.

새내기 직장인은 앞으로 저축하기에 앞서 지출관리의 습관과 돈이 새어나가지 않기 위한 장치를 만들어야 한다. 저축 계획을 짜기를 바란다. 선순환 구조를 만들라는 얘기다. 이것만 제대로 돌아간다면 가난하지 않은 인생을 설계할 수 있을 것이다. 행복한 인생은 '필요할 때 필요한 만큼 돈이 있는 인생'이다. 평생 돈에서 자유로운 인생을 사는 비결이다.
기성준 KDB생명 팀장 snapdrago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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