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메르코수르-EU FTA 체결 시급…생존 문제"

전문가들 '무역전쟁 고립 위기' 경고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과 유럽연합(EU) 간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이 브라질 정부 내에서 시급한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브라질 일간지 폴랴 데 상파울루가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신문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협상과 미국-EU FTA 협상 등이 진행되면서 브라질 정부 내에서는 자칫하면 세계 무역전쟁에서 고립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외교 당국의 한 고위 관계자는 이 신문에 "브라질로서는 메르코수르-EU FTA 체결이 생존의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유럽 최고의 경제·금융정책 싱크탱크로 꼽히는 유럽정책연구센터(CEPS)의 마이클 에머슨 연구원은 지난달 중순 BBC와 인터뷰에서 "FTA에 뒤졌다는 것은 고립될 수 있다는 경고"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미국과 EU가 FTA를 체결하면 브라질의 고립이 더욱 심화할 것이라면서 메르코수르-EU FTA 체결을 앞당겨야 한다고 주문했다.

브라질은 주요 신흥국과 비교해 FTA 분야에서 크게 뒤졌다. 1991년에 출범한 메르코수르가 회원국의 개별 자유무역협상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브라질은 지금까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이집트 3개국과만 FTA를 체결했다. 이 가운데 그나마 협정이 발효된 것은 이스라엘뿐이다.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도 지난주 브라질을 방문한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에게 메르코수르-EU 자유무역협상의 조속한 타결을 바란다는 뜻을 밝혔다.

호세프 대통령은 "브라질과 메르코수르는 EU와 협상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면서 내년 1월 중에라도 FTA에 서명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메르코수르와 EU는 1995년에 무역협상을 시작했으며 1999년부터는 FTA 체결을 전제로 협상을 진행해 왔다. 그러나 메르코수르의 농산물 수입관세 인하 주장과 EU의 공산품 및 서비스 시장 개방 확대 요구가 맞서면서 2004년 10월 이후 협상이 중단됐다. 양측은 내년 초 협상을 재개할 예정이다.

브라질 재계에서는 브라질-미국 FTA 체결 필요성을 주장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재계는 브라질 기업과 제품의 경쟁력 약화, 제조업 제품 수출 감소 등을 해결하려면 미국과 FTA를 체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