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판 진통 거듭 방위비 협상…최대쟁점은 총액

美 대폭증액 요구 관측…내년까지 협상 이어질 수도

내년 이후의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을 정하기 위한 한미 양국의 막판 협상이 진통을 겪으면서 당초 목표시한인 연내를 넘겨 협상이 내년 초까지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지난 10일 시작한 한미 양국의 9차 고위급 협상이 11일과 14일에도 이어졌지만 합의는 이뤄지지 못했다. 양국은 곧 추가협의 일정을 잡고 다시 협상에 나설 예정이지만 언제 타결할 수 있을지는 예측하기 어려운 상태다.

정부 관계자는 15일 "협상이 마지막 단계에 와 있기 때문에 합의를 이룬 부분도 있기는 하지만 상당 부분은 아직 합의가 없다"고 말했다.

◇ 방위비 총액 놓고 팽팽한 대립

막판 협상이 빠르게 진행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내년도 방위비 총액 때문으로 분석된다.

올해 8천695억원인 총액을 놓고 우리 측은 상식적인 수준에서의 조정을, 미측은 대폭 증액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이 제시한 총액 수치가 확인되지는 않고 있지만, 우리 정부는 올해 방위비 분담금에 '물가상승률+알파(α)'를 더한 금액 정도를 마지노선으로 협상에 임했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올해 방위비 분담금에서 물가상승률(2012년 2.2%)만 계산하면 8천886억원 정도다. 여기에 추가 금액을 더해도 9천억원대 초반 정도다.

특히 최근에 체결된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SMA)에서도 대폭 증액은 없었다는 점에서 우리 정부가 급격한 조정을 받아들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대체적 분석이다. 7차 SMA가 적용된 2007년은 2006년에 비해 451억원이, 8차 SMA가 적용된 2009년은 2008년에 비해 185억원이 각각 증액됐다.


반면 국방예산이 줄어든 미국은 공평 분담을 이유로 상당한 인상 주장을 굽히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측은 우리의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률을 40% 정도로 계산하고 있으며 이를 50%로 올려야 한다고 계속 요구해왔다. 여기에 북한 핵과 미사일 위협으로 한반도 안보상황이 더 엄중해졌다는 점도 방위비 증액 이유로 제시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미측이 협상장에서 직접 거론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이지만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시기 재연기 문제도 방위비 인상의 우회 압박 요소로 활용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런 요소를 고려할 때 미측은 내년도 분담금으로 1조원대를 편성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애초 2천억원이 넘었던 한미 양측의 분담금 총액차이가 그동안 협상을 통해 다소 줄어들기는 했지만 여전히 적지 않은 차이가 있다는 것을 뜻한다.

◇ 제도개선·유효기간·인상률도 쟁점

방위비 분담금 총액이 정해지지 않으면서 총액과 연동될 수 있는 다른 의제도 미합의 상태로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방위비 분담금 협상은 총액을 정한 뒤 이를 몇 년 동안(유효 기간) 얼마나(인상률) 올릴지를 정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대체로 유효기간은 3년(2014∼2016년), 연도별 인상률은 현재와 같이 물가상승률 기준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지만 총액 규모에 따라 유효기간이 늘어나거나 인상률이 상향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우리 정부가 관심을 기울인 방위비 분담금 제도 개선 문제도 일부만 진전이 있는 상태다.

국회 등에서는 그동안 방위비 분담금의 미(未)집행과 이월, 주한미군 기지 이전사업으로의 전용 등을 문제점으로 계속 지적해 왔다.

이 가운데 미집행 부분과 관련된 집행 투명성 문제에 대해서는 양측이 개선 방향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투명성 제고 방안으로는 사전에 분담금 사용방안을 협의하거나 사후에 이를 검증하는 것 등이 거론된다.

그러나 분담금의 이월 문제에 대해서 미측은 양국간 회계 방식의 차이라는 입장이며 주한미군 기지 이전 사업에 대해서는 이미 지난 협정에서 전용을 양해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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